부지결정부터 난제…"백악관 3∼4년 전망은 너무 낙관적"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이전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전 부지를 정하는 것부터 녹록한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백악관은 대사관이 3∼4년이면 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이런 견해에 전문가 반론이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주이스라엘 대사를 지낸 대니얼 샤피로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 선임 연구원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백악관 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 이전은 5년에서 10년까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루살렘에 미국이 확보한 땅과 영사관 건물이 있지만, 대사관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재직했던 1989년 당시 윌리엄 브라운 주이스라엘 미 대사는 이스라엘과 서예루살렘 탈피오트 부지를 연간 1달러로 99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아직 그 땅은 비어있다.
그러나 1998년 탄자니아와 케냐에서 잇따라 발생한 미 대사관 폭탄테러 사건 이후 '대사관이 도로에서 30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안전규정이 생기면서 이 땅은 무용지물이 됐다.
부지 면적도 5만6천600㎡로 레바논에 새로 건립된 미 대사관 부지 17만4천여㎡에 비해 턱없이 좁다.
미국이 예루살렘에서 운영하는 영사관 건물들을 대사관으로 바꾸는 것도 선택지 중의 하나였다.
특히 유대인 지구인 아르노나에 있는 시설은 안전지대에 있을 뿐만 아니라 규모도 커 미 국무부가 우선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WINEP)의 데이비드 마코브스키는 "백악관 관계자는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 대사가 영사관으로 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마코브스키는 또 "백악관은 새 부지를 사들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정확한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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