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보다 금융안정 우선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금융시스템을 불안하게 만드는 3가지 요소로 고위험대출과 그림자금융,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꼽았다.
IMF는 또 독립적 금융감독기구의 설립과 은행들의 자기자본 확충을 이러한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고 미국 CNBC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MF는 지난 2년간 중국 금융시스템을 관찰 분석한 결과를 담은 '중국 금융안정 평가보고서'를 이날 발간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소비자주도 경제로 전환하면서 금융부문에 여러 불안요소가 나타나고 있다며 가장 큰 불안 3가지를 짚었다.
먼저 IMF는 급증하고 있는 고위험대출을 중국 금융을 위태롭게 하는 첫 번째 요인으로 꼽았다.
IMF는 중국은행들이 좀비기업들을 망하지 않게 하라는 정부의 압박에 부실대출을 남발하고 있고, 기업들도 정부가 정해준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이 2011년의 180%에서 올해 2분기 255%까지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런 고위험대출이 은행으로부터 당국의 규제를 덜 받는 이른바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도 두 번째 불안요소로 지목됐다.
IMF는 이런 추세가 금융부문의 복잡성을 심화하고, 중국 당국의 감독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와 위험 선호 성향도 중국 금융부문의 마지막 불안요소로 꼽혔다.
IMF는 중국 국영기업과 지방 정부는 재정문제가 생겨도 중앙 정부가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금융기관들이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할 때 정부가 '암묵적 보증'을 서주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IMF는 중국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담보하기 위해선 금융리스크를 상시 감독하는 기구를 만들고, 이들 금융감독기구에 독립성이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은행들은 주기적인 경기침체에 대한 내성을 높이기 위해 자기자본을 늘리고, 유동성 자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MF는 중국은 현재 경제성장보다 금융안정을 더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며 "중국이 수월한 경제 전환을 이뤄내기 위해선 반드시 복잡하고 빚에 허덕이는 금융시스템으로부터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에 대해 즉각 성명을 내고 "중국은 어떠한 금융 리스크도 방어할 비교적 강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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