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협의회 구성, 몽골 등 공략…"산업관광 연계 성공 가능성"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에서 산업관광과 연계해 해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사업이 추진돼 관심이 쏠린다.
전국 광역단체들이 관광산업 활성화와 고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꾀하며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섰지만, 그동안 울산은 이런 경쟁에서 아예 빠져 있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6년 광역단체별 외국인환자 진료수입 현황'을 보면 울산은 19억3천200만원으로 전국 16개 단체 중 15위에 그쳤다. 의료관광 불모지였던 셈이다.
서울이 5천814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경기(1천139억원), 대구(357억원), 부산(350억원), 인천(24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16위는 5억1천700만원에 그친 전남이었다.
국내 전체 외국인환자 진료수입(8천606억5천200만원)에서 울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0.2%에 불과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국내 외국인환자 진료수입이 2015년보다 29%나 증가했을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임을 고려하면, 관광산업 활성화를 표방하는 울산도 더는 의료관광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처지다.
특히 인근 부산과 대구가 의료관광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유지하는 점도 울산에 자극되는 부분이다.
부산은 2007년에 병원, 자치단체, 관련 단체 등이 참여하는 '부산권의료산업협의회'를 구성하고 의료관광 육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매년 국제의료관광컨벤션 개최를 비롯해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양성교육, 외국인 진료 통역 지원, 의료관광 안내센터 운영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도 2008년 '대한민국 의료특별시, 메디시티 대구'를 선언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와 대학·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의료 허브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발은 늦었지만, 울산에서도 의료관광 육성을 위한 의미 있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남구는 오는 13일 '울산 산업 및 의료관광 협의회' 발대식을 개최한다.
이 협의회에는 울산대학교병원, 울산병원, 중앙병원, CK치과병원 등 14개 병원과 울산중소기업협회, 울산관광협회, 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지사, ubc울산방송 등을 포함해 총 30개 병원·기관·단체가 참여한다.
협의회는 해외시장 마케팅을 비롯한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발과 지원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앞서 남구는 올해 6월부터 한국관광공사와 '울산 의료관광 경쟁력 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9월에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의료관광 설명회를 개최했다.
11월에는 몽골 여행사, 기업체, 의료기관 관계자 등 13명을 초청해 지역 산업관광과 의료관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팸투어를 개최했다. 이들은 지역의 병원 시설과 함께 현대자동차, SK에너지 등 산업시설도 둘러봤다.
이달 6일부터 9일까지는 중국 여행사, 의료관광 에이전시, 의료기관 관계자 등 7명이 같은 목적의 팸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몽골에서는 실제 환자 유치 실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대장암이 의심되는 한 환자가 울산대학교병원에서 검진을 받았고, 이달 중에는 양악 수술과 홍반증 치료를 위한 환자들이 울산을 찾을 예정이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7일 "울산의 의료관광은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산업관광과 연계한다면 어느 도시보다 가능성이 크다"면서 "앞으로 사드 갈등 문제가 해결되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고, 부산 의료관광객 가운데 비중이 높은 러시아 관광객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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