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시아파 한목소리로 트럼프 비판…인도네시아·터키도 동참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함에 따라 아랍권의 분노가 빗발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분쟁의 당사자인 팔레스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며 '말 폭탄'을 쏟아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번 결정은 일대에서 미국의 이해관계에 대해 지옥문을 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개탄스럽고 수용 불가능한 조처는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의도적으로 약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ILO) 사무총장 사에브 에레카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2국가 해법'을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수니·시아파로 나뉘어 오랜 기간 갈등을 겪고있는 아랍권 국가들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수니파 맏형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은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역사적이고 영구적인 권리에 반하는 결정"이라며 "이처럼 부당하고 무책임한 움직임이 초래할 심각한 결과에 대해 이미 경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시아파 맹주 이란 역시 미국의 결정에 대해 새로운 '인티파다'(intifada·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반이스라엘 저항운동)를 자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도발적이고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 무슬림들을 자극해 새로운 인티파다에 불을 붙이고, 급진적이고 증오와 폭력으로 가득 찬 행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미국의 결정은 아랍 세계가 거부한 것으로, 일대에 위험을 쏟아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대통령실도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의 미래는 한 국가나 대통령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 역사와 팔레스타인의 이상에 충성을 다하는 이들의 투지로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르단 정부 대변인 모하메드 모마니는 "미국의 결정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 국가인 터키와 인도네시아도 미국을 향한 비난 행렬에 적극 동참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980년 예루살렘의 지위에 관한 유엔의 해법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일대를 불의 고리에 던져넣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강력히 비판한다"면서 자카르타 주재 미국 대사를 초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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