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일 정동극장서 공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조선의 권력자들이 이야기꾼들을 검열하고 그들의 입을 막는 것을 주요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꼭 정치권력이 아니더라도 잘못된 권력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기 때문에 보편성을 지닌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창작 뮤지컬 '판'의 변정주 연출은 7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현실을 반영한 풍자를 많이 담았다"고 설명했다.
'판'은 19세기 말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양반가 자제인 '달수'가 조선 최고의 전기수(조선 후기의 직업적인 낭독가) '호태'를 만나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만담처럼 펼쳐지는 정치 풍자, 세태 풍자가 공연의 백미다.
지난 3월 대학로 CJ아지트에서의 초연이 호평받은 뒤 무대 규모를 더 키워 이번 재공연 무대에 오르게 됐다. 정동극장과 CJ문화재단이 공동기획한 첫 작품이다.
변 연출은 "지난 공연 때 그 당시 뜨거웠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풀어 표현한 것처럼 이번 무대에도 요즘의 이슈를 반영한 장면들이 나온다"며 "언제, 어디서 공연하든 다행히도 이야깃거리를 던져주는 이들이 꼭 있다"며 웃었다.
이어 "연습실에서도 매번 풍자의 소재가 바뀐다"며 "실제 공연 역시 매일 똑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존 뮤지컬과 달리 전통 연희적 요소가 많이 활용되며, 음악에서도 국악기 사용이 두드러진다.
꼭두각시놀음에 등장하는 전통적 '산받이'(인형과 대화를 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연희자)도 출연해 타악기로 라이브 반주를 이끌며 연희적 느낌을 살린다.
초연 멤버들이 원 캐스트(공연 기간 한 배역에 한 명의 배우만 출연)로 함께 한다.
달수 역은 김지철, 호태 역은 김지훈이 각각 맡는다.
변 연출은 "정식 무대 이전의 리딩 공연부터 함께한 배우들의 경우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며 "원 캐스트 배우들의 배역 몰입력이 공연의 완성도와 작품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공연은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3만~5만원. ☎02-751-1500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