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공동투자' 화해안 승인…WD 이사회 미적거려 결과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에서 협업 중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화해하는 방안에 대해 이사회 승인을 얻었다고 아사히신문이 8일 보도했다.
WD에서도 이사회 승인을 받게 되면 최종합의 사실을 정식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가 복수의 관계자의 말을 토대로 전했다. 도시바는 6일 이사회에서 화해를 결정했다.
도시바는 화해조건으로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용인과 국제중재재판소에 낸 매각중지신청 취소를 WD에 요구하고 있다. WD가 이에 응하면 도시바는 욧카이치공장 공동투자를 받아들인다.
도시바는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벌어준 도시바메모리를 SK하이닉스가 포함되고 미국 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에 내년 3월말까지 매각하기로 결정, 절차를 밟고 있다.
WD는 화해 방안을 이미 이사회에서 논의했지만 아직은 의견이 집약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협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를 막판까지 보겠다는 의지인 것 같다고 한다.
도시바는 근일 중에 WD로부터 화해에 대한 최종답변이 없으면 일단 결렬로 간주,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에 대한 단독투자를 계속하겠다는 방침도 동시에 결정한 상태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와 관련 산케이신문도 이날 도시바와 WD가 대립을 해소하고 화해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전했다. 베인 캐피털 스기모토 유지 일본대표가 산케이에 밝혔다고 한다.
가까운 시일 내에 최종 합의한 뒤 양사가 함께 매각을 둘러싼 소송을 취하할 전망으로 도시바 경영 재건이 크게 전진할 것 같다고 산케이는 의미를 부여했다.
베인은 한미일연합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도시바와 함께 도시바메모리 매각중지 가처분 신청 등에 대해 WD와 화해를 위한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막바지 단계다.
스기모토 대표는 "(화해) 조건에 거의 합의해 (합작의) 계약 문서 등 미묘한 조정을 하는 단계"라고 말하고 협의가 결렬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견해를 밝혔다.
두 회사의 대립에 수반해 도시바는 반도체 주력공장인 욧카이치공장에 건설 중인 새 건물 설비투자를 단독으로 하기로 결정했지만, 화해 때는 기존 합작 계약 틀을 유지하려고 한다.
투자나 생산 배분은 도시바가 60%, WD가 40%로 한다. WD는 인수에 참가한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 경영이나 생산에 관여하는 것을 경계했지만, 관여하지 않는데 일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WD는 도시바메모리의 상장시에 베인이 보유한 주식을 SK하이닉스 등 동종 업체에 매각하는 것도 우려하고 있지만, 스키모토 대표는 "시장에 매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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