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내가 사랑한 백제 = 이병호 지음.
약 20년 동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학예사로 근무한 이병호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장이 백제 연구에 빠진 계기와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백제는 신라와의 전쟁에서 패배해 멸망한 탓에 큰 조명을 받지 못했다. 신라, 고구려와 비교하면 문헌 사료가 부족하고 유물도 적은 편이다. 의자왕이 부여 낙화암에서 삼천 궁녀와 함께 뛰어내렸다는 허황한 이야기가 사실로 받아들여질 정도였다.
이에 대해 저자는 "오늘날 한국 고대사 학계는 고조선의 위치, 임나일본부의 실체 등과 관련해 첨예한 역사 전쟁을 치르고 있다. 백제는 소외되거나 그다지 쓸모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안타까워한다.
전남 순천 출신인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백제를 공부하겠다는 꿈을 꿨다. 그는 기와를 바탕으로 사비도성의 도시 계획을 분석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부여 정림사지 소조상과 능산리 목간 등을 연구해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박물관 생활을 논하면서 백제 금동대향로의 발굴 과정, 일제강점기에 진행된 백제 고적 조사 사업에 관해서도 설명한다. 열정적인 큐레이터가 풀어낸 백제 이야기가 흥미롭게 읽힌다.
다산초당. 374쪽. 1만8천원.
▲ 동아시아 근현대통사 = 와다 하루키 외 지음. 한철호·이규태·심재욱 옮김.
역사를 전공한 일본의 진보 성향 학자 7명이 동아시아 전체를 조망하며 쓴 근현대 역사서.
일본의 인문 출판사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이 2008년 기획해 2010∼2011년에 출간한 11권짜리 '이와나미 강좌 동아시아 근현대통사'에서 통사 부분을 모으고 대담 내용을 간추려 펴낸 책이다.
저자들은 동북아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19세기 이후 벌어진 사건을 역사적 흐름에 따라 서술한다. 이 지역은 대부분 제국의 침략과 지배를 받았다. 따라서 '제국주의'와 '독립항쟁'은 동아시아 역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동아시아 역사의 상호 연관성에 집중한 저자들은 배타적 민족주의를 버리고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전쟁과 폭력의 시대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모든 침략·억압·학살을 문제 삼아 화해를 실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책과함께. 576쪽. 2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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