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권상 동백장 받은 이주노동자 '대부' 이정호 신부

입력 2017-12-08 13:08  

대한민국 인권상 동백장 받은 이주노동자 '대부' 이정호 신부
"억울하게 강제추방된 노동자들과 소주 한잔 마시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8일 '2017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한 이정호 신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대부'로 불린다.
1990년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은 이 신부는 곧바로 한센인들이 모여 살던 남양주 마석에 부임해 이곳에서만 28년간 사목해왔다.
2000년대 들어 마석에 가구공단이 들어서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어났다. 이 신부는 대부분 불법체류자였던 이들을 위한 쉼터 '샬롬의 집'을 만들어 이들이 한국인과 똑같이 인간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샬롬의 집은 2005년 남양주시의 지원을 받아 한국 최초의 외국인복지센터로 확장됐다. 이 신부가 관장을 맡은 센터는 이주민들을 위한 노무 상담, 무료 진료, 한국어 교육, 아동 보육 등 다양한 사업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추방돼 자국으로 돌아간 노동자들이 못 받은 임금·퇴직금을 대신 받아다 주고, 일하다 부상한 사람 집에 찾아가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7년 전부터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다문화 교육을 하고 있다. 내년 방글라데시 방문 때는 고등학생 40여 명을 데려가 한국에 왔던 노동자들의 삶을 체험하게 할 계획이다.
이 신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69주년 기념식에서 훈장을 받았다. 수여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맡았다.
그는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고 소외돼있는데, 이 자리가 그들도 우리 사회의 한 백성임을 기억하게 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훈장 받으면 선물 주지 않나. 조금 억울하게, 고통스럽게 강제추방된 친구들이 있다. 이들을 한국으로 초대해 소주 한 잔 마실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장애여성 차별 해소를 위한 사회활동을 활발히 벌여온 김효진 장애여성네트워크 대표가 이날 국민포장을, 전성현 아이퍼스트아동병원장 등 8명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4개 단체가 국가인권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은 기념사에서 "사회적 약자의 인권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각종 혐오와 사회적 갈등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인권 보호와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수상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축사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신장은 (국민이 원하는) '나라다운 나라'의 당연한 전제이며, 이는 문재인 정부의 태생적 책임"이라면서 "인권 사각지대와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가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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