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넘는 관제펀드 통폐합도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경제산업성이 정부계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INCJ)의 설치 기한을 2033회계연도(2034년 3월말)까지 9년 연장하는 검토에 들어갔다.
8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공적자금을 집행하는 산업혁신기구는 향후 지주회사를 설립해 현재 투자안건을 담당하는 펀드와 새로운 투자를 다루는 펀드를 산하에 둔다.
아베 신조 총리 정부 들어 10개 이상 난립한 정부계열 펀드들을 통폐합해 효율화하는 것도 검토하지만 이를 놓고 비효율적 관제펀드의 연명책이라는 우려도 있다.
산업혁신기구는 국제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육성하고자 정부와 민간기업의 출자로 2009년 7월 발족했다. 투자능력은 2조 엔(약 19조3천억 원) 규모다. 반도체업체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재생 등을 지원했다.
기구의 설치운용 기간은 2024년도까지 15년간으로 했는데, 기구를 관할하는 경제산업성이 전문가회의를 설치해 향후 정부 차원의 국책산업 육성에 필요한 자금공급 문제 검토를 시작했다.
인공지능(AI)이나 소재, 바이오, 신약개발 등 장기간 투자가 필요해 리스크가 큰 분야는 민간만으로는 자금공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산업혁신기구가 더 활동하기로 한 것이다.
일본내 산업기반이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도구로 남겨두고 싶다는 일본정부의 의도까지 작용했다. 지금부터 결정하는 투자안건의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을 고려, 연장 기간은 9년으로 한다.
단순한 연명조치가 되지 않도록 내부감시 강화나 투명성 향상을 단행하는 것도 우선과제다. 지주회사가 관리기능을 갖고 투자기관과는 분리돼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존속 여부를 내년 3월까지 결정해야 하는 만큼 내년 1월 열리는 정기국회에 기구설치를 규정하는 산업경쟁력강화법 개정안을 제출한다.
2012년말 출범한 아베 정권 아래에서는 10개 이상의 관민펀드가 설립됐지만, 투자계획을 달성할 수 없는 펀드가 많기 때문에 통폐합을 통해 효율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실례로 일본문화 해외진출을 돕는 쿨재팬기구는 2013년 11월 발족, 1천억 엔의 투자능력이 있지만 지난 9월 현재 투자실적은 345억 엔 뿐이다. 투자한 사업도 다수가 고전해 통폐합론을 키웠다.
이러한 관제펀드 통폐합 중심 역할을 산업혁신기구가 맡게 된다. 그런데 기구가 출자한 LCD패널 업체 재팬디스플레이(JDI)도 경영이 부진해 기구의 투자실적에 대해서도 평가는 갈라지고 있다.
따라서 공적자금을 투입해 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목적이 제대로 달성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검증하는 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마이니치는 소개했다.
혁신기구는 지금까지 120건의 지원을 결정해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투자한 기업의 경영파산이나 출자액 손실도 많아 투자판단이 안일했다는 지적도 많이 받고 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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