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교로 개종한 장녀 부부 등 우호적 인사만 초청…"특히 특별한 날"
트위터에 "다른 후보들과 달리 난 공약 지켰다" 트윗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해 분란을 조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를 "특히, 특별하게"(especially special) 기념했다고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와 더힐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하누카 축하 행사에서 "하누카는 전세계 유대인 가족들이 과거의 기적과 미래의 약속을 기념하는 날"이라며 "여기 서서 이스라엘 사람들과 우리의 지속적인 관계를 연장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지금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이스라엘 전체와 예루살렘 대부분 지역의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이 방에 행복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특별한' 날로 기록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야당이나 유대교 지도자들을 모두 초청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유대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쿠슈너와 결혼하면서 유대교로 개종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유대인 공화당 하원의원인 리 젤딘(뉴욕), 데이비드 쿠스토프(테네시) 등 우호적인 인사 수백명이 참석했다.
유대교 성직자인 야코프 솔로베이치크와 홀로코스트 생존자 루이즈 로런스 등도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으로 국제사회가 혼란에 빠진 것과는 무관한 듯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뒤에는 박수와 환호만이 넘쳤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솔로베이치크는 전통 기도를 올리며 "이스라엘이 건국한 이래 처음으로' 이스라엘의 수도는 예루살렘'이라는 우리의 주장을 미국 대통령이 용감하게 선포했다"고 말했다.
솔로베이치크의 이름을 발음하다가 실수를 거듭한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너무 기뻐서 내가 정확히 못해도 신경도 안 쓸 것"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하누카 축하는 트위터에서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행사 사진 여러장을 올리고 "오늘 멜라니아와 난 너무나 많은 훌륭한 친구들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하누카를 축하했다"고 밝혔다.
또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이 각각 대선 후보 시절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이스라엘로 옮기겠다고 공언한 영상을 올리고 '나만 공약을 지켰다-다른 사람들은 안그랬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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