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5가지 난제 극복"…"영국 원전 수출, 가슴 벅찬 사건"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8일 "한전의 기적을 봤다"는 말을 남기고 퇴임했다.
조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 본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2012년 12월 17일 사장에 취임한 뒤 생전 경험하지 못한 혹독한 시련을 겪었지만 한전의 힘과 화력으로 기적을 만들었다. 기적을 일궈냈다는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조 사장은 취임 후 맞닥뜨린 시련이 5가지라고 했다. 지역주민과의 전력설비 건설 갈등, 전력난, 적자투성이 회사, 준비 안 된 세계에너지총회, 나주로 본사 이전 등이다.
그는 "모든 게 하나도 쉬운 게 없었다"며 "내가 무엇 때문에 한전에 와서 이 모든 짐을 짊어져야 하는지 하는 생각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되돌아봤다.
조 사장은 "노조간부들이 솔선수범해 갈등 현장에서 불침번을 서는 등 주민과 대화를 시도해 끝까지 소통하고 결국 그 어려운 것을 타결했다"며 "전력난도 어마어마했지만 절전 파도타기 국민이벤트를 한 것이 기적을 불러일으켜 치솟던 전력수요가 꺾였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의 정성과 힘을 모아 대구세계에너지총회도 잘 치렀고 나주 이전을 통해 당당하게 투자하고 한전의 미래를 그릴 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전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점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기술로 제압했다는 것은 정말 가슴 벅찬 사건"이라며 "원전수출 사업에도 청사진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잘 준비해서 앞으로 있을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우리가 계속 이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임기를 3개월가량 앞두고 퇴임하는 점에 대해서는 "올해를 넘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소위 '시즌2'니까 빛가람 혁신도시에서 새로운 일을 해야 하는데 그건 새로운 CEO가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3개월을 할지 길어야 5개월을 할지 모른다던 사장이 이제는 하나의 시대를 여는 사장이 됐다"며 "5년에서 8일 빠지는 1천817일을 근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전의 앞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가 가진 나침반을 들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우리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고 타업종과도 경쟁해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전환정책에도 맞춰가야 한다. 쉽지 않지만 한전이 가야 할 길인만큼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임 기간 가장 잘한 일로는 '휴가 장려'를 꼽았다.
조 사장은 '여름철 휴가 때 휴가 잘라먹은 상사는 삼대가 저주를 받을 것이다'라고 이메일을 쓴 것이 제일 잘한 점이라며 "그 후로는 새로운 휴가문화가 많이 정착되지 않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어 그는 "자기 자신과 건강한 대화를 하라"며 "몸 아프지 말고 마음 아프지 마라.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로 이임사의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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