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가처분소득 농촌 2.7배 달해…'농촌 도시' 프로젝트 성공 여부 불투명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도시와 농촌의 소득 격차가 심각하고 농촌 지역의 인프라 부족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의 도시화율은 57.35%로,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이를 6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도시화율은 전체 인구 중에서 도시에 사는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는 중국인 10명 중 4명은 아직 농촌 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 정부는 도시와 농촌의 소득 격차를 줄이려고 애쓰고 있지만, 지난해 도시 거주인의 평균 가처분소득은 3만3천616위안(약 550만 원)으로 농촌 주민의 2.71배에 달했다.
도시 가구의 90% 이상은 수도와 가스 공급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농촌 지역의 수도 공급률은 70%, 가스 공급률은 고작 20%에 불과하다.
지난해 공공시설에 대한 정부 지출도 도시 지역이 1조7천400억 위안(약 290조 원)에 달해, 농촌 지역의 4천26억 위안(약 77조 원)을 압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도농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 전역의 403곳에 각 지역만의 특색을 갖춘 매력적인 농촌 도시를 건설해 이들 지역에 자금과 인재를 끌어오고, 경제 활동을 촉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예컨대 양쯔강(揚子江) 삼각주 지역에 자리 잡은 위청현은 100억 위안(약 1조6천5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성인용품 전문점과 성인 전용 호텔, 섹스 박물관 등을 갖춘 '해피 타운'을 건설할 방침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친위세력인 '시자쥔'(習家軍)의 핵심인 리창(李强)은 2015년 저장(浙江)성 성장 시절 이 같은 프로젝트를 주도해 5천억 위안(약 82조 원)을 투입해 저장성 내에 100개의 매력적인 농촌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도시계획 전문가인 쉬린은 "인구 유입이나 실질적인 산업 육성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농촌 도시들은 '유령 마을'로 변할 수 있다"며 "특히 비슷비슷한 농촌 도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30여 개 농촌 도시가 '헤지펀드 마을'을 표방하고 나섰으며, 이 가운데 절반은 저장성에 만들어질 예정이다.
쉬린은 "과연 어떤 헤지펀드가 시골 마을로 와서 사무실을 차리고 투자 활동을 벌일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농촌 도시 프로젝트는 1990년대 도시 외곽마다 산업단지를 건설해 중국 전역에 7천여 개의 산업단지가 건설됐지만, 대부분의 산업단지는 실패하고 말았던 사례를 연상시킨다고 SCMP는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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