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지방정부, 안희정의 동네자치 '성과'

입력 2017-12-16 07:00  

일 잘하는 지방정부, 안희정의 동네자치 '성과'
도지사 식비까지 공개하는 투명행정…무상보육의 '원조'
역점사업 '3농 혁신' 놓고 성과 없다 지적도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올해는 민선 5기부터 7년 넘게 충남도를 이끌어온 안희정 지사의 '3대 혁신과제'가 마무리되는 한 해였다.
자기 주도성을 높이는 행정을 통해 일 잘하는 지방정부임을 입증했고, 주민이 주인이 되는 충남형 동네자치는 전국 자치단체의 모범이 됐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셋 째아 이상 어린이에 무상보육을 제공하고, 인권조례를 통해 보편적 인권가치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농어촌·농어업·농어업인 혁신을 의미하는 도의 핵심정책인 '3농 혁신'은 농가의 소득 증대 등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 청렴도 꼴찌에서 1위로…도지사 식비까지 공개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를 발표한 지난 6일 충남도청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
도가 종합청렴도에서 8.07점(10점 만점)을 받아 전국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2013년과 2014년 청렴도 평가에서 연속 꼴찌를 기록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터라 기쁨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남궁영 행정부지사는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지역 출신 인사들로부터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도민이 참여하는 열린 감사인 '도민감사관제'와 '청렴지킴이제' 등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해왔던 도의 노력이 열매를 맺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도는 민선 5·6기 동안 도정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3대 혁신과제로 '행정혁신·자치혁신·3농 혁신'을 제시하고, 일 잘하는 지방정부·주민이 주인 되는 정부·농어촌에 희망을 주는 정부가 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도지사 식비까지 매일 공개하는 '재정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중앙정부부터 지방정부까지 벤치마킹하는 수범사례가 됐고, 152개 공약사업의 이행실적을 실시간 공개하고 주기별로 점검해 공약이행 평가 7년 연속 '최우수'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구성원 간 소통을 활발히 하기 위해 무기명 토론방을 운영하고 전국 최초로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기 위한 협업포인트제도를 도입해 한국인터넷소통협회가 주는 '2017 대한민국 인터넷 소통대상'을 수상했다.
2012년부터 풀뿌리 민주주의 확대를 위해 추진해온 '충남형 동네자치' 모델은 2015년과 2016년 연속 주민자치박람회에서 최우수·우수상을 수상하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안희정 지사의 핵심정책인 '3농 혁신' 분야에서는 도내 무농약·유기농 인증 면적이 2010년 3천923㏊에서 2015년 6천130㏊로 56.3% 증가하는 등 성과를 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증가율(26.5%)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5년 연속 증가율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또 퇴비순환시스템을 구축해 퇴비를 공동 자원화하고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산채 재배단지를 조성했으며, 학교급식에 친환경농산물 공급을 확대했다.

◇ 아이·어르신·여성 함께 '행복하자'…무상보육의 '롤모델' 되다

도는 자기 주도적인 행정을 통해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는 한편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행복할 권리·행복한 환경·행복한 성장 등 '3대 행복과제'를 추진해 왔다.
우선 아이부터 어르신, 여성이 함께 행복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2012년 5월 도민 인권조례를 만든 데 이어 지난해 양성평등 기본조례를 제정했다.
2011년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한 부모의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셋째 이상 어린이의 어린이집·유치원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는 정책은 정부 무상보육 정책의 롤모델이 됐다.
또 충남지역 대기환경 기준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환경기본조례를 마련하는 한편 주민·기업과 함께 '도랑 살리기' 운동을 추진, 행복한 환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역경제도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한·중 간 사드 갈등 해소 등 호재가 겹치며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충남지역 총 수출액은 648억6천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35억5천300만 달러)보다 21.1%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700억 달러를 크게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활황이 계속되면서 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컴퓨터 등 지역 3대 IT 주력품목 수출액이 428억7천3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85억3천500만 달러)에 비해 50.2%나 증가했다.

수도권 기업의 이전이 활발해지면서 민선 5·6기 들어 처음으로 지방투자촉진 우수 지방자치단체에 선정되기도 했다.
도는 올해 31개 기업을 유치하면서 지방투자촉진 보조금을 신청, 169억원을 유치기업에 지원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충남도의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지원 기업과 규모는 96개 사, 1천942억원으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가장 많았다.
특히 장항선 복선전철 건설과 평택·당진항 진입도로 개설 등 지역의 굵직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들이 내년 정부 예산에 반영되며 환황해권 시대의 '메카'로 성큼 다가섰다.


◇ 성공이냐 실패냐…'3농 혁신' 놓고 공방

'3농 혁신'은 민선 5·6기를 아우르는 안희정 지사의 핵심정책이다.
농어촌·농어업·농어업인 혁신을 통해 고령화 및 소득감소 등으로 약화된 농어업인의 자생력을 키우자는 취지이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충남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3농 혁신이 실질적인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2012년부터 내년까지 3농 혁신에 투입되는 예산만 9조7천817억원에 이르는데, 이렇게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도 당장 손에 쥘만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도 통계청이 최근 10년간 실시한 농가경제조사 자료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충남 농가소득은 2006년 3천689만원이었으나 지난해 3천496만원으로 5.2%(193만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3농 혁신을 농정혁신의 우수 사례로 평가하며, 단순히 '소득 증대'라는 양적 지표로만 판단해선 안된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도가 3농 혁신의 하나로 운영하는 '공공형 농업직불금 제도'에 대해 "농업이 가진 환경 보전적 기능과 농촌 지역사회 보전 측면 등을 판단할 때 꼭 도입해야 할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당 김현권 의원도 "농업 선진국들은 가격 보전이나 산업적 측면이 아니라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주목하면서 공익적 가치 이행 여부에 따라 공익형 직불금으로 지급한다"며 3농 혁신 정책을 치켜세웠다.
3농 혁신의 성과에 대해 이처럼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만큼, 정책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것이 남은 도정의 과제다.
도 관계자는 "3농 혁신을 통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지역 농산물이 안정적으로 유통·소비될 수 있도록 판로를 개척하고 합리적인 유통체계를 마련해 도·농이 상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자부한다"며 "앞으로도 농업·농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친환경 생산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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