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부시·오바마 대선후보 시절 '예루살렘=이스라엘 수도' 발언 담아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것과 관련, 전직 대통령들과 자신이 대선 기간 똑같은 내용의 공약을 하는 동영상을 편집해 트위터에 올렸다.
동영상에는 대선후보 시절의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차례로 등장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강조하는 모습이 나온다.
동영상 마지막에는 이틀 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이고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말하는 장면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동영상과 함께 "나는 대선 공약을 지켰다 - 다른 사람들은 지키지 않았다!"는 트윗을 올렸다.
전직 대통령들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공약만 내놓고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비판인 동시에, 자신은 원칙대로 약속을 지킨 첫 대통령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자신의 결정이 중동 평화를 훼손하고 이른바 '2국가 해법'을 무너뜨렸다는 비판을 잠재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지난 1995년 미 의회가 제정한 '예루살렘대사관법'은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도록 했지만, 국가 안보상 우려를 이유로 일정 기간 시행을 보류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규정을 포함했다.
법 제정 이후 미국의 대통령들은 모두 이 규정을 활용해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 이전을 6개월씩 유예해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대사관을 옮기겠다고 선언하면서도 이번에는 일단 대사관 이전을 6개월 보류해놓은 상태다. 미국 언론들은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이전하는 작업이 적어도 몇 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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