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결정 정면반대…협상 통한 해결·'2국가 해법' 지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유럽연합(EU) 소속 5개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AFP·신화통신에 따르면 유엔 주재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웨덴 대사들은 8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길 준비를 시작하겠다는 미국의 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지 않고, 중동 지역 평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협상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이 틀 안에서 예루살렘은 궁극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의 수도여야 한다는 게 EU 회원국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U 5개국 대사들은 중동 평화를 위해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에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국가 해법으로 이어질 평화협상 재개를 위한 모든 확실한 노력에 이바지할 준비가 됐다"며 "우리는 미국 행정부가 이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합의를 위한 자세한 제안을 제시하도록 독려한다"고 당부했다.
2국가 해법이란 1967년 중동전쟁으로 정해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각각 건설해 영구히 분쟁을 없애자는 방안이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해결할 방안으로 2국가 해법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날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현실적인 유일한 해결책은 2국가를 토대로 예루살렘을 양국 모두의 수도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파디 장관도 "2국가 해법을 대체할 대안은 없다"며 동의했다.
앞서 미국의 동맹인 EU 각국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기로 한 미국 결정에 중동정세 악화 등을 이유로 잇따라 우려를 표명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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