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출리 구룽 유네스코 베이징사무소 문화담당관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방에 가보면 전통이 원활하게 계승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인적자원이 부족하고 체계도 잘 잡히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에 참석한 히말출리 구룽 유네스코 중국 베이징사무소 문화담당관은 10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난해 8월에 1주일가량 무형유산 역량 강화 워크숍을 진행하기 위해 북한에 다녀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네팔 출신인 구룽 담당관은 "북한의 상황은 언론 보도를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면서 "일부 무형문화재는 전승이 단절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이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에 가입했다는 사실은 무형유산 보호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며 "북한 정부 관계자들이 무형유산을 보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북한은 지난 2014년부터 아리랑, 김치 담그기, 연백농악무, 씨름, 평양냉면, 막걸리를 '국가 비물질민족유산' 대표 목록에 올리고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했다.
그 결과 아리랑, 김치 만들기 등 2건을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는 성과를 올렸으나, 지난해에는 씨름의 등재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은 고구려 고분군, 개성역사유적지구 등 세계유산 2건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 10월에는 조선 후기에 편찬된 무예교본인 '무예도보통지'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했다.
구룽 담당관은 "북한이 세계유산 등재에는 관심이 매우 큰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유산인 개성역사유적지구를 둘러본 경험을 회고하면서 "굉장히 관리가 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복을 입은 해설사의 안내를 받았는데, 지식수준이 높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 전승과 인식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 격차가 있는 듯하다"며 "언젠가 북한에 다시 갈 일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구룽 담당관은 한국의 무형유산 보호 체계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정부와 민간이 모두 무형유산 계승에 대한 의지가 대단하다"며 "인적자원이 풍부하고 예산도 많이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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