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통령 안 만나겠다" 중동지도자 회동 거부 잇달아

입력 2017-12-10 03:22  

"美부통령 안 만나겠다" 중동지도자 회동 거부 잇달아
이집트 종교지도자 2명 모두 만남 취소
팔레스타인 외교 "아바스 수반, 펜스 안 만나"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분노한 중동을 달래러 오는 미국 부통령이 중동 지도자들로부터 만남을 잇달아 거절당했다.
이집트 콥트교회 수장 타와드로스 2세는 20일로 잡힌 마이크 펜스 부통령 접견을 거부한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콥트교회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정부가 부적절한 시기에, 아랍인들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예루살렘에 관해 내린 결정으로 인해 면담을 거부한다고 설명했다.
콥트교는 기독교 오리엔트정교회의 일파로 이집트 인구의 약 10%를 차지한다.
타와드로스 2세는 가톨릭의 교황에 해당하는 콥트교 지도자다.
앞서 이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도 펜스 부통령과 회담을 취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외교장관은 마무스 수반이 펜스 부통령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전날에는 이집트 최고 종교(이슬람)기관 알아즈하르의 대(大)이맘 아흐메드 알타예브가 펜스 부통령과 회동을 취소했다.
알아즈하르는 성명에서 "역사를 왜곡하고 민중의 권리를 노략하는 자들과 한 자리에 앉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달 하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집트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동 지도자들이 펜스 부통령과 회동을 잇달아 취소함에 따라 순방 세부 일정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펜스 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약 2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미국대사관도 그리로 옮기겠다고 선언, 중동을 넘어 이슬람 세계 전체에 분노의 불을 붙였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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