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O 핵심 위원이자 전직 노동장관 인터뷰서 한국 정부에 요청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수도로 인정받고자 외교운동 펼칠 것"
(라말라<팔레스타인 자치령>=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한국 정부가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수도로 인정해 주길 바란다. 그 전에 한국 정부는 우리를 국가로 인정해 달라."
팔레스타인의 핵심 간부인 아흐마드 마즈달라니(61)는 9일(현지시간) 오후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마즈달라니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의 최측근 인사로, 2009~2011년 노동장관을 역임했고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이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민중투쟁전선(PPSF)의 사무총장도 맡고 있다.
마즈달라니 사무총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것과 관련해 "팔레스타인은 이에 대응할 새로운 캠페인을 추진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 이같이 요구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부당한 결정에 맞서고자 현재 여러 방법을 논의하고 있으며 "우리는 새 전략을 찾아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전략 중 하나가 외교적 방식이라고 공개했다.
이 전략의 뼈대는 미국의 결정에 맞서 이번 주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의 수도'라는 외교 운동을 펼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도움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는 말을 먼저 건넨 뒤 한국도 이러한 팔레스타인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했다.
그는 "다만, 한국은 아직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한국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우리를 정식 국가로 인정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현재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국가는 전 세계에서 130여개국에 이르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스웨덴을 제외한 서유럽 국가 대부분,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은 유엔에서 2012년 비회원 참관국 지위를 획득한 이후 지금까지 국제형사재판소(ICC)와 유네스코 등 54개 국제기구와 협약에 가입해 있다.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이와 함께 비폭력적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에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 중의 하나는 유엔과 유엔 산하 국제기구, 협약 가입을 늘리며 국제사회로부터 독립국으로서의 팔레스타인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외교적 전략 외에도 우리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방법 등을 포함해 법적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미국은 이번 예루살렘 관련 선언으로 평화 협상 과정에서의 역할을 포기했다"며 "그들은 신뢰를 잃었다. 우리는 미국이 이 선언을 재검토할 때까지 연락 채널을 끊을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낼 방법을 강구하고 우리의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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