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005년 영국 런던 초연 이후 전 세계에서 1천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인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7년 만에 한국 무대를 찾았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총리 시기 영국 탄광노조 대파업을 배경으로 탄광촌의 소년 '빌리'가 발레리노의 꿈을 키워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2000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으로, 뮤지컬은 우리나라에서는 2010∼2011년 첫 공연 이후 7년 만에 다시 공연되는 것이다.
원작의 이야기 구조를 충실히 따라가는 작품의 여러 매력 중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주인공 빌리다.
10대 초반의 어린 소년은 3시간 가까운 공연 내내 거의 무대에 등장하지만 지친 기색 없이 열정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며 무대를 반짝반짝 빛낸다.
1막 끝부분 아버지로부터 발레를 그만두라는 말을 들은 뒤 분노를 발산하며 추는 '앵그리 댄스', 2막에서 성인 빌리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와이어에 매달려 공중에서 추는 플라잉 댄스, 왕립발레학교 오디션장에서 뮤지컬 넘버 '일렉트리시티'(Electricity)에 맞춰서 춤에 대한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는 장면 등이 하이라이트다.
간혹 대사 일부가 잘 전달되지 않을 때가 있고 춤에서도 가끔 미흡한 부분이 보였지만 빌리가 되기 위해 치열한 오디션과 연습 과정을 거쳤음을 아는 관객들은 빌리의 퍼포먼스가 끝날 때마다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빌리들은 공연 전 운영된 오디션 및 트레이닝 과정인 '빌리 스쿨'에서 1년 반 동안 일주일 중 일요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6시간씩 탭댄스와 발레, 아크로바틱, 보컬 수업 등을 소화했다고 한다.
빌리가 변성기를 거치지 않아 맑은 목소리로 또박또박 발음하며 부르는 노래 역시 화려하지는 않지만 매력적이다.
작품에는 빌리뿐 아니라 빌리의 친구 마이클을 비롯해 아역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스몰보이는 분량은 적지만 확실한 신스틸러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성인 배우들 역시 탄탄한 연기와 춤으로 아역 배우들과 앙상블을 이룬다.
공연제작사에서 미리 공지한 대로 욕설을 포함한 과격한 대사가 등장하고 흡연 장면도 상당한 만큼 아이들과 함께 관람할 부모들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12월 공연에서는 더블 캐스팅된 성인 배우의 출연 일정은 미리 알 수 있지만 빌리 5명의 출연 일정은 당일 공연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연은 내년 5월 7일까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관람료 6만∼1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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