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독일인 박물관장이 조선 모자에 빠진 까닭은

입력 2017-12-11 09:25  

구한말 독일인 박물관장이 조선 모자에 빠진 까닭은
국립문화재연구소, 함부르크 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보고서 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독일인 에두아르트 마이어(1841∼1926)는 1880년대 초반 인천 제물포에 조선 최초의 무역회사로 알려진 세창양행(世昌洋行)을 세웠다.
마이어는 조선 정부의 요청으로 주독일 조선 총영사로 활동했고, 함부르크 민족학박물관의 초대 관장이었던 틸레니우스는 마이어를 통해 조선의 다양한 물품을 수집했다.
마이어가 한국에서 독일로 가져온 유물 중에는 각양각색의 부채가 그려진 채색 백선도(百扇圖)도 있었는데, 이 작품은 지난해 10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에 나오기도 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오래전부터 한국 문화에 주목해온 함부르크 민족학박물관과 함부르크 미술공예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문화재의 조사 내용을 담은 보고서 2종을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보고서에는 틸레니우스가 특히 관심을 둔 유물인 모자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그는 조선이 모자로 신분을 나타내는 나라라고 믿었고, 모자 수집에 열을 올렸다. 함부르크 민족학박물관에는 지금도 군대에서 죄인을 다루는 병졸이 쓰던 군뢰복다기를 비롯해 음악인이 착용하던 진현관(進賢冠), 승려의 모자인 승락 등이 있다.
이 박물관은 모자를 포함해 궁중 무용복인 몽두리(蒙頭里), 투구, 갑옷, 대동여지도와 이제는 직조 과정을 유추할 수 없는 귀중한 직물 견본 등 한국 문화재 2천500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함부르크 공예미술박물관도 120여 년 전부터 한국 문화재를 수집해 왔다. 보고서에는 19세기에 제작된 도자기와 회화, 한 차례도 공개된 적이 없는 낙화(烙畵·불에 지진 인두로 그리는 그림)에 대한 정보와 사진이 수록됐다.
또 세계에 단 3점만 있다고 전하는 고려시대 주자 '청자동화연판문표형주자'의 보존처리에 대한 글도 실렸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종의 보고서를 끝으로 1992년부터 25년간 진행한 '국외소재 한국문화재 조사' 사업을 마무리했다. 연구소는 그간 외국에 있는 58개 박물관을 조사해 보고서 36권을 펴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사업 성과는 연구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외국 박물관과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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