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JSA 귀순 병사에 통일 갈망하는 북한주민 마음 담겨"

입력 2017-12-11 12:18  

태영호 "JSA 귀순 병사에 통일 갈망하는 북한주민 마음 담겨"
국회인권포럼 '올해의 인권상' 수상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11일 지난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와 관련해 "총탄이 빗발치는 속에서 (한국으로) 질주하는 그 짧은 순간에 통일을 열망하고 갈망하는 전체 북한 주민의 마음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인권포럼과 아시아인권의원연맹이 수여하는 '2017년 올해의 인권상' 수상식 참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병사의 참상을 통해 현재 휴전선 일대에 있는 북한군의 열악한 상황이 낱낱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것을 보면 통일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다시금 확신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영국 주재 북한공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8월 대한민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한국에 망명한 역대 북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 인사다.
그는 이날 수상 소감을 통해서도 "JSA 북한군 병사는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물이나 음식 대신 한국 노래와 TV를 켜달라고 했다"며 "북한체제로부터 이미 마음이 떠난 북한 민중을 김정은이 통제할 방법은 오직 하나, 공개 처형을 통한 공포정치와 핵미사일개발을 통한 구심력 확보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 체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의 '선제공격'이 아니라 한국으로 쏠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민심과 의식변화"라며 "무인기로 북한 중심부에 전단과 달러를 살포해 북한 주민들이 외롭지 않다고 느끼게 해야 하고, 한국 TV를 볼 수 있게 위성 TV 셋톱박스를 북한으로 들여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또 "지난해 국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법에 기초해 북한 인권문제를 장기적으로 지속해서 다뤄나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남북당국 간 대화와 교류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분리시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한국의 대북인권정책연구는 통일정책 연구에 비해 뒤떨어져 있고 인력도 부족하다"며 "북한 인권재단과 같은 국가적 기구를 빨리 발족시키고,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고 민간이 업무를 맡는 형태로 기록하고 자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엘리트층이 김정은 정권을 떠나 통일 성업에 나서도록 엘리트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맞춤형 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아울러) 중국 정부와 인민을 설득해 탈북민이 자유롭게 한국으로 넘어올 수 있게 만든다면 휴전선은 며칠 내로 무너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태 전 공사는 망명 이후 줄기차게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 실태를 국제사회에 고발해왔다.
국회인권포럼 대표인 자유한국당 홍일표 의원은 태 전 공사에게 "앞으로도 북한 내 인권 상황이 실질적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주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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