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프랑스 제1야당인 중도우파 공화당 대표에 극우성향의 로랑 보키에가 선출됐다고 AFP통신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42세의 보키에는 이날 공화당 대표 선거 1차 투표에서 74.6%의 득표율로 압승, 2차 투표 없이 대표직을 거머쥐었다.
보키에는 지난 5월 대선 참패 이후 내분 등으로 혼란에 빠진 당을 추스르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맞서 프랑스의 정치지형을 다시 짜는 과제를 맡게 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공화당은 직전 집권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과 함께 전후 프랑스 정치를 사실상 분점해온 양대 거대 정당 중 하나였으나 올해 대선과 총선 등에서 잇따른 패배로 흔들리며 내분을 겪고 있다.
보키에는 투표 결과 발표 직후 "오늘 밤은 우파를 위한 새 시대의 시작"이라면서 "우리는 개혁하고 모든 것을 재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면서 "그렇다, 우리는 우파가 되돌아왔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경제적 보호주의를 지지하며 프랑스의 정체성과 안보, 이민 문제에서 극우에 가까운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에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연합을 제의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 때는 결선에 진출한 르펜 대표에 맞서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마크롱 후보를 지지할 것을 촉구하는 것을 거부했다.
보키에는 이번 선거전에서도 반(反)이민, 반(反)복지 공약을 내세워 당내 일부 중진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프랑크 리스터 전 공화당 의원은 보키에가 국민전선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탈당했다.
그는 "국민전선을 쫓아다니면서 우리는 결국 극우에 세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유력 인사인 발레리 페크레스도 보키에의 승리는 공화당을 축소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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