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서 포로셴코 대통령 탄핵 요구 대규모 반정부 시위

입력 2017-12-11 17:03  

우크라서 포로셴코 대통령 탄핵 요구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카슈빌리 지지 야권 세력이 주도…주최측 "5만명 이상 참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내에서 10일(현지시간)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야권의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이날 시위는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州) 주지사에서 쫓겨난 뒤 포로셴코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당인 '신세력 운동'을 창당해 이끌고 있는 미하일 사카슈빌리 전(前)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키예프 시내 '타라스 ?첸코' 공원에 집결해 시내 중심가를 따라 '독립광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인 뒤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사카슈빌리가 시위에 앞서 현지 검찰에 체포되면서 그의 부인과 그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시위와 집회를 이끌었다.
집회 연설자들로 나선 야권 의원들은 오는 19일 열리는 의회 회의에서 포로셴코 대통령 탄핵안이 논의될 수 있도록 법안 발의 청원 운동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동시에 사카슈빌리 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유리 루첸코 검찰총장 해임, 부패 관료 및 의원 처벌을 위한 반(反)부패 재판소 창설, 선거법 개정 등도 요구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 참가자가 약 2천500명이라고 추산했으나, 시위 주최 측은 5만 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사카슈빌리는 지난 2004~2013년 2기에 걸쳐 조지아의 대통령을 지내며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여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3선에 실패한 뒤 우크라이나로 이주해 못다 이룬 친서방 개혁 구상을 펼치려던 그는 2015년 5월 역시 러시아와 대립하며 친서방 노선을 걷던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의해 오데사 주지사에 임명됐다.
조지아 국적을 포기하고 우크라이나 국적을 부여받은 그는 그해 5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주지사직을 수행하며 개혁 정책을 추진했으나 중앙정부 인사들과의 심각한 갈등 끝에 결국 포로셴코 대통령에 의해 해임되고 말았다.
사카슈빌리는 이후 한동안 우크라이나를 떠났다가 지난 9월 중순 재입국해 반정부 운동을 이끌고 있다.
그는 포로셴코 정부 내 부패 관료들이 우크라이나의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포로셴코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를 주도해온 사카슈빌리는 지난 8일 저녁 키예프 시내에서 현지 당국에 체포됐다.
검찰은 사카슈빌리가 러시아에 망명 중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前) 우크라이나 대통령 측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야권 시위를 주도하는 등 정권찬탈을 시도했다며 범죄조직(야누코비치 지지 조직) 지원과 비호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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