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세 번째 회담 부각…"오랜 친구가 되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잘 이뤄지길 기대하면서 중국의 속담을 인용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녹화돼 11일 중국 현지에 방영된 CCTV의 인터뷰 프로그램 '환구시선'에서 '一回生, 二回熟 三回老朋友(일회생, 이회숙, 삼회노붕우)'라는 중국의 속담을 언급했다.
이는 '처음 만나면 생소하지만 두 번 만나면 친숙해지고 세 번 만나면 오랜 친구가 된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저는 시 주석과 두 번의 만남을 통해서 두 사람의 신뢰, 그리고 우정을 상당히 돈독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방문에서 시 주석과 세 번째 만나는 만큼 시 주석과 老朋友(라오펑유), 오랜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말과 행동에 아주 진정성이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며 시 주석과의 신뢰를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은 당 간부들이 영원히 인민의 공복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저도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을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며 "국정철학에도 통하는 면이 많은 만큼 양국 관계를 새롭게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국정철학에서의 공통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중국의 속담을 인용한 것은 시 주석은 물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반감이 있는 중국 여론과의 거리감을 좁히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선 두 번의 만남에서도 중국의 고사와 명언은 정상회담의 무거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지난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에서 처음 정상회담을 했을 때는 시 주석이 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의 머리말에 나온 글귀를 인용했다.
시 주석은 "저와 중국 국민에게 문 대통령은 낯설지 않다"면서 "장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명언을 자서전에서 인용해 정치적 소신을 밝혀서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에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이라고 했던가. 장강의 뒷물결이 노무현과 참여정부라는 앞 물결을 도도히 밀어내야 한다. 역사의 유장한 물줄기, 그것은 순리다'라고 적은 바 있다.
한 달 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가 열린 베트남에서 만났을 때는 문 대통령이 중국의 사자성어를 인용했다.
문 대통령은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한국 속담이 있는데 '봄을 알리는 매화는 겨울 추위를 이겨낸다'는 뜻의 중국 사자성어인 매경한고(梅經寒苦)도 있다"는 말로 양국 관계가 조속히 정상화하기를 바라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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