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이집트 첫 원전 러 건설 계약 이행 착수키로
러-터키, IS 격퇴전 등 중동 현안 논의
(모스크바·카이로=연합뉴스) 유철종 한상용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이집트와 터키를 연속으로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고 예루살렘 사태를 포함한 국제 현안 등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리아 북서부 흐메이밈 공군기지를 전격 방문한 뒤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도착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양국간 직항노선 운항 재개,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약 등 양자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푸틴 대통령과 엘시시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러시아 원자력공사(로스아톰) 사장과 이집트 전력에너지 장관이 이집트 최초의 '엘다바아'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약 발효 의정서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집트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원전 기술도 이전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양국은 카이로에서 북서쪽으로 130km 떨어진 마트루주 엘다바아 지역에 4기의 원자로로 구성될 원전을 2028년 무렵까지 건설하기로 하고 조만간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러시아는 210억 달러(약 23조원)로 추산되는 원전 건설비의 85%를 차관 형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양국은 또 약 70억 달러를 투자해 이집트 내에 러시아 산업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과 러시아 곡물을 안정적으로 이집트로 공급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이집트 직항노선 운항 재개를 위한 정부 간 의정서를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5년 11월 이집트 시나이반도 샤름엘셰이크를 출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자국 여객기가 시나이 중북부 상공에서 테러로 추락하면서 탑승객 224명 전원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뒤 직항노선을 중단했다.
양국은 이 밖에 군사기술 분야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푸틴과 엘시시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시리아 내전, 리비아 문제 등 국제 현안도 논의했다.
푸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면서 야기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격화와 관련 "예루살렘 지위를 포함한 모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간 직접 대화 재개를 지지한다는 것이 양국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이어 시리아 내전 사태 해결 방안과 관련 "엘시시 대통령과 시리아 위기의 장기적이고 정치적인 해결을 지원하는 데 공조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엘시시 대통령은 "시리아 평화 협상 조건을 만들기 위해 '긴장완화지대'(안전지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푸틴은 이날 이집트 방문을 마치자마자 터키 앙카라로 날아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로드안 터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트럼프 선언으로 촉발된 예루살렘 사태, 시리아 내 IS 격퇴전 등을 포함해 중동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앙카라의 공관에서 푸틴 대통령을 위한 환영 행사도 열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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