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루 증손자 라훌 간디, 인도 제1야당 총재 지명

입력 2017-12-12 02:13  

네루 증손자 라훌 간디, 인도 제1야당 총재 지명
모친 소냐 간디로부터 총재직 승계…당권 '4대 세습'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자와할랄 네루 초대 인도 총리의 증손자 라훌 간디(47)가 인도 해방 후 70년간 정치의 중심적 역할을 한 현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 총재에 지명됐다.

12일 인도 언론들에 따르면 물라팔리 라마찬드란 INC 총재선거 관리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4일 마감한 당총재 후보 등록 결과 라훌 간디 현 INC 부총재가 단일 후보로 등록해 차기 총재로 지명됐다고 밝혔다.
INC는 16일 총재 취임식을 열고 라훌 지명자를 공식적으로 총재로 선언할 예정이다.
이로써 1998년부터 지금까지 19년간 INC 총재로 있었던 소냐 간디 INC 총재는 역대 최장기 총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소냐 간디 총재는 라훌 지명자의 모친이다.
인도가 영국 식민지배를 받던 19세기 설립된 인도 최대 사회단체이자 독립운동 단체 INC는 1947년 해방 후 정당으로 변신해 지난 70년간 모두 6명의 총리를 배출하며 인도 정치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다.
특히 네루 초대 총리를 비롯해 그의 딸 인디라 간디, 손자 라지브 간디는 모두 INC 총재와 인도 총리를 지냈다. 이들의 성 가운데 간디는 인디라가 페로제 간디와 결혼하면서 바뀐 것으로 인도 독립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와는 무관하다.
라지브 간디의 부인 소냐 간디는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제약 때문에 총리를 지내지는 않았지만 19년간 INC 총재로 있으면서 만모한 싱 정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라훌 지명자는 2014년 총선에서 INC 총리 후보로 나서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에 패배했다.
이후 INC 내에서는 라훌 부총재 대신 다른 인물을 내세워 2019년 총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당내에서 별다른 세를 얻지 못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라훌 부총재의 INC 총재 선출을 축하한다"면서 "결실 있는 임기를 지내기를 기원한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이달 초 서부 구자라트 주 주의회 선거 지원유세에서 라훌 부총재를 무굴제국 샤자한 황제의 아들 아우랑제브에 빗대 "우리는 아우랑제브의 통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네루-간디 가문의 INC 당권 장악을 비판한 바 있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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