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평창통신망 철거 요구에 SKT '버티기'…조직위 난감

입력 2017-12-12 09:08  

KT 평창통신망 철거 요구에 SKT '버티기'…조직위 난감
국제방송센터 앞 광케이블만 철거…무단 설치 여부 놓고 공방
조직위 "분쟁 상황 해소해 달라" 공문…통신 3사 협의체 추진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SK텔레콤[017670]이 KT가 무단 설치 문제를 제기한 평창동계올림픽 통신망 일부를 아직 철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자사 설비를 무단으로 훼손·점유한 만큼 즉시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SK텔레콤은 정당한 승인 절차를 거쳤다며 철거를 거부하고 있다.
양사 간 갈등이 이어지자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각사에 조속한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위해 통신 3사 간 협의체를 추진하기로 했다.
1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9월과 10월에 걸쳐 평창 일대 KT 내관에 설치한 광케이블 일부를 현재까지 철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구간은 골프장인 알펜시아 700GC 입구(삼거리)부터 스키점프 입구를 거쳐 콘서트홀로 이어지는 3.3㎞이다. 이 구간은 KT가 SK텔레콤에 무단 설치 문제를 제기한 3개 구간 6㎞ 중 이미 철거한 국제방송센터(IBC) 인근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이다.
앞서 KT는 11월 말 자사 통신 내관에 광케이블을 무단으로 설치한 혐의로 SK텔레콤과 협력사 직원 총 4명을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고소했다. 당시 KT는 LG유플러스도 같은 혐의로 고소했지만, LG유플러스는 이미 문제 구간을 원상 복구한 상태였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지난 4일 해당 내용이 알려진 뒤에야 3개 구간 중 IBC 앞 내관에 설치한 광케이블만 제거했다.



나머지 구간은 무단 설치가 아닌 만큼 철거할 필요가 없다는 게 SK텔레콤의 주장이다. 문제가 된 광케이블은 내관이 지나는 관로 소유주인 강원개발공사의 승인을 얻어 설치했으며, 강원개발공사를 통해 KT의 동의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지난 8일 KT에 "무단 설치 주장은 명예훼손과 무고에 해당하니 왜곡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KT는 관로와 별도로 해당 내관은 올림픽을 위해 새로 설치한 자사 소유 설비인 만큼 별도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조직위는 원칙적으로 내관 소유주의 승인 없이 설치된 광케이블은 철거돼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양사 간 협의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조직위는 지난 7일 통신 3사에 공문을 보내 "일부 사업자가 타사 통신 내관을 훼손하거나 점유하는 사례가 발생해 올림픽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에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현재 발생한 분쟁 상황을 신속히 해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6∼7일 통신 3사와 함께 강릉 올림픽파크·평창 스포츠파크 등 주요 통신망 구축현장 48곳을 현장 조사한 데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해 통신 3사 협의체를 통한 사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양사의 협의에 달린 사안인 만큼 강제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렵다"며 "원활한 올림픽 통신 서비스를 위해 3사에 상호 협력해 달라고 당부한 상태"라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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