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한 달] ② 계속되는 여진에 불안…무너진 건물 등 항구 복구 언제

입력 2017-12-13 06:00   수정 2017-12-13 08:11

[포항 지진 한 달] ② 계속되는 여진에 불안…무너진 건물 등 항구 복구 언제
피해액 546억 경주지진 5배…복구·도시재생에 8천억 투입
대피소 2곳에 이재민 567명 남아…추위와 고통은 '진행형'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지난달 15일 오후 2시 29분 31초. 느닷없이 들이닥친 규모 5.4 지진은 평온한 한낮 경북 포항을 뒤흔들었다.
일상생활을 하던 시민은 한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고 계속되는 여진과 곳곳에 펼쳐진 무너지고 떨어진 건물 잔해물을 보며 불안감은 계속 커졌다.
1년 전 경주지진(5.8)보다 규모는 작았으나 진앙 수 킬로미터 안에 인구가 밀집해 피해는 오히려 5배가 넘었고 겨울을 앞두고 부상자와 1천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포항 시내 초·중·고등학교는 건물이 부서지고 금이 가는 등 피해로 최소 2일에서 최대 14일간 휴업을 했다. 더구나 여진 발생 우려 등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연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도 빚어졌고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야 정치인이 포항으로 총출동해 빠른 수습과 지원을 약속하며 이재민을 보듬었다.
행정안전부와 경북도는 즉각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인력을 아예 포항으로 내려보내 포항시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현장 지원을 하는 신속함을 보였다.
여진은 규모 3.0∼4.0이 5차례, 2.0∼3.0 64차례 등 지금까지 모두 70차례 일어나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

◇ "다시 일어서자"…500억 넘는 피해에 복구비만 1천440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포항시가 공식 집계한 지진 피해액은 546억1천800만원이다. 경주지진 때 피해액 110억원의 5배가 넘는다.
공공시설은 321건에 252억4천만원, 사유시설은 2만7천535건에 293억7천800만원의 피해가 났다. 사유시설 가운데 주택 2만5천849채가 크고 작은 피해를 봤고 상가 1천186곳과 공장 163곳도 일부 금이 가고 부서졌다.



10여명이 부상했고 4명은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지진 초기 집이 부서져 갈 곳이 없거나 불안해서 집에 못 가고 대피소에서 지낸 이재민도 1천800명에 이르렀다.
포항시 등이 흥해읍을 중심으로 북구에서 비교적 피해가 큰 주택 3천133곳에 안전점검을 한 결과 사용 가능 2천881곳, 사용제한 135곳, 위험 117곳이고 나머지 130곳도 조만간 점검을 마무리한다.
사용제한·위험 주택은 정밀점검으로 보수·보강을 하고 사용이 불가능한 곳은 시가 부담해 철거할 방침이다.
말 그대로 무너지거나 떨어진 잔해물을 치우고 청소하는 응급복구는 모두 마무리했다.
앞으로 복구에는 1천440억원이 들어간다.
학생 안전을 위해 흥해초등학교 보수와 내진보강에 128억원을 비롯해 지진피해가 커 다시 지어야 하는 북구청사와 양덕정수장 복구에 108억원과 224억원, 공공시설물 복구에 799억원을 투입한다.
주택 등 사유시설 피해 2만5천847건에는 308억원을 들여 복구한다. 가구별로 전파 900만원, 반파 450만원, 소파 100만원도 이달 중 지급할 예정이다.
전국 곳곳에서 보낸 340억원이 넘는 성금으로 주택 전파는 최대 500만원(세입자 250만원), 반파 250만원(125만원)을 지원하면 피해주민은 최대 전파 1천400만원, 반파 700만원을 보상받게 된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함에 따라 피해 복구액 중 지자체 부담액의 상당 부분을 국고로 지원받게 됐다.
또 건강보험료 경감, 통신·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요금 감면, 병역의무 이행기일 연기, 동원훈련 면제 등 간접 지원도 받는다.



◇ 대피소 2곳에 이재민 567명 '고통은 여전'
지진 초기 1천800명에 이른 이재민은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거나 도저히 살지 못해 새 보금자리로 옮겨 현재 567명이 남았다.
시가 추운 날씨에 대피소 생활을 하는 이재민 불편을 줄이고 피해가 큰 이재민 위주로 효율적인 보호와 관리를 하기 위해 대피소도 10여 곳에서 흥해체육관과 독도체험수련원 2곳으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
흥해체육관에는 187가구 402명, 독도체험수련원에는 66가구 151명이 머물고 있다.
시는 점검 결과 안전하다고 판명이 난 주택 이재민은 집으로 들어가도록 설득하고 생활이 불편한 노약자, 장애인 등은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으로 옮겨 집중 보살피기로 했다.
지진으로 집이 기울거나 부서져 이주해야 할 538가구 가운데 현재까지 277가구 687명이 새집으로 옮겼다.
또 멀리 가기를 꺼리는 흥해읍 이재민을 위해 인근 마을회관 빈터, 개인 주택 마당 등에 전국재해구호협회지원을 받아 부엌과 화장실에 난방시설을 갖춘 18㎡ 크기 조립식 주택 29채도 설치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아파트보다 시설은 못 하지만 정든 곳에서 이웃과 계속 생활하고 싶은 주민을 위해 임시주택을 계속 늘릴 방침이다"고 말했다.
지진으로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에게 심리상담도 지원하고 있다. 남·북구 보건소와 보건복지부, 병원 심리상담 전문가 1천400여명이 대피소와 흥해읍 각 가정을 돌며 불안, 긴장, 불면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증상에 심리상담과 치료를 하고 있다.
센터를 직접 방문하면 정신보건전문가와 심리상담을 할 수 있고 상담전화(1577-0199)로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심리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 "힘내세요"…전국서 밀려온 온정에 훈훈
전국에서 지진으로 실의에 빠진 포항 이재민과 아픔을 나누려는 온정이 밀려들었다.
기업과 각급 기관·단체는 물론 일반 시민과 학생, 심지어는 고사리손까지 나서 '힘을 내라'며 힘을 주고 있다.
지진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들어온 성금은 345억원이 넘는다. 전국에서 자원봉사자 2만여명이 대피소에서 이재민과 아픔을 나눴고 구호물품도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멀리서 한걸음에 달려와 이재민을 보살피며 힘을 보태고 부모에게 받은 용돈을 모아 성금을 내는 동심도 시민 가슴을 찡하게 했다.



영주시 단산면에 사는 송시윤(5) 어린이는 동생들과 엄마·아빠에게서 용돈을 받아 모은 14만원과 고사리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우편으로 보내왔고 안은채(한동 글로벌학교 6년)양과 성지우(제철지곡초 3년)군은 대피소를 돌며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이재민을 위해 그동안 갈고닦은 솜씨로 플루트 선율을 선사했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김영혜(79) 할머니는 손수 김밥 50개를 만들어 달려와 나눠주고 100만원을 전달한 뒤 돌아갔고 서울에 사는 정승호(88) 할아버지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포항에 내려와 평생 모은 적금을 해약한 7천581만8천806원을 전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시에 사는 80대 이옥돌 할머니는 "6·25전쟁 때 연고도 없는 포항으로 피난 와 시청에 근무하며 가족을 부양했다"는 편지와 함께 60년 전 보은의 마음을 담은 2천달러를 보내왔다.

◇ "흥해 재생하고 가장 안전한 도시 만든다"
포항시는 지진을 계기로 포항을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고 최대 피해가 난 흥해읍 일대는 도시재생을 통해 탈바꿈시킨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국비 2천145억, 지방비 489억, 민간과 공공기관 3천866억원 등 6천500억원을 투입한다.
내년 4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과 6월 도시재생 계획수립 연구용역을 마무리한 뒤 같은 해 7월부터 본격 사업에 나선다.
피해가 큰 주택과 아파트 가운데 사업성이 있는 곳에는 민자를 유치해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고 피해가 큰 나 홀로 아파트 재건축에도 800억원을 투자한다.
공공시설과 소규모 주택정비, 상가 리모델링 지원, 지역 명소화 사업에 870억, 피해가 작은 노후불량 주택 내진보강에 330억원을 투입한다.
또 300억원을 들여 포항 6곳에 다목적 재난대피시설을 만들고 1천억원으로 터 30만㎡, 연면적 1만3천㎡ 규모로 국립 지진안전교육장을 건립한다.
주요지점 지진감지센서 설치와 재난 위험지도 구축 등 안전도시 건설에도 200억원을 투입한다.
시는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앞으로 부동산 거래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해 투기과열 조짐이 있다고 판단하면 흥해읍 일대를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효율적인 도시재생을 위해 '도시재생 종합 컨트롤타워'를 운영하고 내년 초 조직개편 때 국 단위 지진피해수습단(가칭)을 신설한다.
흥해읍에 주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역협의체를 구성해 현장지원센터를 즉각 가동할 방침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흥해읍이 특별재생지역 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 절차가 간소화되는 데다 국비 확보 등으로 이른 시일 안에 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shl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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