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7전 7패'에도 웃음…"올림픽, 완벽하게 준비할 것"
(영종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그 선수와 함께 경쟁하다 보니 감을 잡은 것 같아요. 본 게임은 평창올림픽입니다."
2017-2018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빙속 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는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이름을 단 한 번도 입에 담지 않았다.
'그 선수' 혹은 '그 친구' 라고 부르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했다.
지난 시즌부터 단 한 번도 꺾지 못한 고다이라의 이름을 마음속에 각인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
고다이라의 이름은 부르지 않았지만, 경쟁 구도에 관한 자기 생각과 평창올림픽 때까지 준비 과정에 관해선 차분하게 답변했다.
이상화는 먼저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월드컵 1~4차 대회를 마친 소감에 관해 "1,2차 대회는 감을 잡는 레이스였고, 본 경기는 3,4차 대회였다"라며 "초반 100m 기록을 줄였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3차 대회까지 초반 100m를 10초 3대를 찍었지만, 마지막 4차 대회에선 모두 10초 2대의 기록을 세웠다.
4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선 처음으로 고다이라 나오보다 100m 기록이 좋았다.
이상화는 "감을 잡은 것 같다"며 "작년에는 부상 여파로 단 한 번도 마음에 드는 경기를 펼친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달랐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어 "'그 친구'와 경쟁하다 보니 기록이 좋아진 것 같다. 잃었던 속도감도 찾았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본인의 레이스에 관해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고다이라와의 지나친 경쟁 구도에 관해 고개를 저었다.
그는 "'그 선수'에 관해 견제는 따로 안 했다"라며 "중학교 때부터 알던 선수인데, 경기 전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하다 보면 격차는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화는 올 시즌 1~4차 월드컵 7번의 레이스에서 은메달 5개, 동메달 1개를 기록했다. 고다이라는 7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다음 맞대결은 평창올림픽이다. 이상화는 평창에서는 고다이라를 꼭 넘겠다고 다짐했다.
이상화는 "평창올림픽은 우리나라에서 하는 만큼 자신 있다"라며 "(고다이라와 기록)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금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믿는 구석'도 있다. 이상화는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 모두 아웃코스에서 스타트를 끊었고, 고다이라는 모두 인코스에서 출발했다.
세계랭킹에 따라 레이스 순서와 코스가 정해져 있어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이상화는 "사실 아웃코스에서 출발하면 (가속이 붙는) 마지막 코너를 도는데 힘들다"라며 "아웃코스에서만 월드컵 경기를 치른 게 내겐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림픽 무대에서 개인적으로 유리한 인코스에서 출발할 경우 역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올림픽은 레이스 순서와 코스를 추첨을 통해 정한다.
그는 "일단 아웃코스 레이스를 완벽하게 준비해 평창올림픽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초반 100m 스타트 기록에 관한 목표도 정했다. 그는 "10초 1,2 초반까지 스타트 기록을 끌어올리겠다"라며 "차근차근 준비를 잘해 평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며 웃었다.
월드컵 대회를 모두 마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14일부터 태릉에서 합숙훈련을 시작한다. 평창올림픽 전까지 실전 대회 참가보다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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