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여 의사 회원 둔 3개 단체 "건강·안전 우려" 정부에 서한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와 뉴질랜드 의사들이 참여하는 의료인 단체들이 파푸아뉴기니에 있는 난민시설 수용자 수백명의 건강과 안전이 걱정된다며 호주 정부를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호주일반의협회(RACGP)와 호주내과의사협회(RACP), 호주·뉴질랜드 정신과 의사협회(RANZCP)는 최근 호주 이민부 장관과 보건부 장관 등에게 공동서한을 보내 이런 뜻을 전달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
이 3개 단체에는 의사 약 6만1천500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했다.
이들 단체는 최근 파푸아뉴기니 마누스 섬의 호주 역외시설에 머물다가 인근 새 시설로 옮겨간 망명 희망자와 난민들이 현지인 이웃들로부터 위협이나 협박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신속한 의료서비스 접근과 생활 여건, 현재의 보건 및 복지 상황, 현지 병원과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생활 여건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투명성 강화, 약 공급 보장,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등을 요구했다.
호주일반의협회 배스티언 세이델 회장은 "호주에 망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받는 지원 기준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면서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세이델 회장은 또 "그들 다수는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자신들이 지적하는 것은 정치 문제가 아니며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누스 섬의 난민시설에 있던 난민과 망명 희망자 수백 명은 지난달 초부터 퇴거를 거부하다 지난달 24일 강제로 새 거처로 옮겨졌다. 기존 시설은 지난해 파푸아뉴기니 대법원의 위헌 결정으로 지난 10월 말 공식 폐쇄됐다.
지난달 하순 세이델 회장을 포함한 호주의 유력 의사 18명이 마누스 섬에 의료진을 보내 수용자들을 돌보겠다고 공개서한을 보냈으나, 호주 정부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거부했다.
호주 이민부 등은 이번 서한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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