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브레진스키 등 별세…성폭행 피해 고발 '미투' 촉발한 와인스틴
(서울=연합뉴스) 2016년 미국 대선에 이어 2017년 프랑스 대선, 독일 총선 등 중요 선거가 줄줄이 치러지며 올해도 새로운 인물이 국제무대 전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 취임 이후 좌충우돌 행보로 미국은 물론 세계를 흔들어놨다. 중국에선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시황제' 지위에 올라 '스트롱맨(Strongman) 전성시대를 알렸다.
유럽에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총선에서 승리해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신예 정치인 돌풍을 일으키며 프랑스 대통령이 된 에마뉘엘 마크롱은 지지율 급락의 아픔을 겪은 후 안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제1 왕위계승자인 모하마드 빈살만은 사우디판 '왕자의 난'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은 성폭행 전력이 폭로됨으로써 몰락했고 이를 계기로 '성폭력, 나도 당했다'는 '미투(Me too) 운동'이 전 세계로 퍼졌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는 군부의 로힝야족 '인종청소'에 방관했다는 비난을 샀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대북 강경책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독일 통일의 주역'인 헬무트 콜 전 총리와 미국 카터 정부의 외교브레인이었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미국 성인잡지인 플레이보이를 만든 휴 헤프너 등은 세상을 떠나면서 다시 생전 활동이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마이웨이' 도널드 트럼프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지난해 대선에 당선돼 올 1월 공식 취임한 미국 대통령.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경제, 무역, 외교, 국방, 환경 등 다방면에서 미국의 이익만을 좇는 마이웨이 행보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처하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공식 탈퇴에 이어 세계기후변화협정, 유네스코 등에서도 발을 뺐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한국·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에는 방위비를 더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폐기 가능성을 위협하며 재협상에 착수했다.
그러나 '러시아 스캔들' 특검수사에서 수세에 몰린 그는 공약 이행을 명분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주(駐)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명령을 내렸다. 거액기부금 납부 지지세력인 유대인을 겨냥한 조치였으나, '화약고' 중동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트럼프는 미 국내에서 반(反)이민 정책을 밀어붙이며 사회 갈등을 조장했다. 또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사태 등에서 인종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양비론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설전을 벌이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김정은을 "병든 강아지"로 표현하는 등 '말폭탄'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인 대북 제재에 나서는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압박해 대북 제재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 '시황제' 시진핑(習近平) =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해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 반열에 올라 '시황제'로도 불리는 중국 절대권력자.
2012년 말 중국 공산당 제18차 당대회를 계기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총서기·국가주석·중앙군사위 주석이라는 당정군 3권을 한꺼번에 쥔 시진핑은 지난 10월 열린 19차 당대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시진핑 사상'을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편입시켰다. '마오쩌둥 사상'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19차 당 대회에서 후계자도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15년 집권의 길을 마련했다. 중국 최고권력기관인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25명)에 측근을 대거 포진시켜 1인 지배체제의 기반을 확보했다. 2050년까지 세계 최강국을 목표로 중국몽(中國夢) 실현 로드맵도 제시했다.
중국 핵심이익엔 절대 양보가 없다는 단호함과 강경함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한다. 북핵 불용이라는 기본원칙과 함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을 토대로 이른바 '쌍중단(雙中斷)'·'쌍궤병행(雙軌竝行)을 요구하면서 한국·미국 등의 해법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 '유럽의 샛별' 에마뉘엘 마크롱 = 창당 1년이 안된 신생정당 '앙마르슈'(En Marche)로 단숨에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 '무서운 신예'.
기성 정치에 저항하는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지난 5월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4세 연상 부인 브리짓 트로노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득표에 한몫했다.
당선 후 복지예산 삭감, 노동규제 완화, 부유층 감세 등의 정책을 밀어붙이자 일방통행식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지지율은 급락했다. 친 기업 정책 등 각종 국정과제가 안착하면서 급락했던 지지율은 최근 반등세를 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의 국제사회 영향력이 약화된 틈을 타 마크롱은 지구촌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미국이 파리기후협정 탈퇴 의사를 밝히자 그 공백을 메우겠다고 약속했고, 사드 알 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TV 연설로 사임을 발표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자 하리리 총리와 가족을 프랑스로 초청해 중동지역 '피스메이커'로도 나섰다.
▲ '4연임' 앙겔라 메르켈 =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와 함께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 지도자로 손꼽히는 인물. 2005년 처음 총리가 된 메르켈은 지난 9월 독일 총선에서 또 한 번 승리를 거두며 최초의 여성총리, 동독 출신 첫 통일 독일 총리라는 기록에 이어 '정치적 스승'인 헬무트 콜 전 총리에 이어 4연임 총리라는 새로운 기록까지 세웠다.
그러나 이번 연임은 이전과 달리 힘겹게 얻어냈다. 역대 최저 득표율로 메르켈이 이끄는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은 연립정부 구성이 필요한 상황이나 두달간 이어진 자유민주당·녹색당과의 연정 협상이 깨지면서 아직 연정을 구성하지 못했다.
이에 사민당과의 연정 협상을 추진 중이나 이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
2015년 난민 위기 때 유럽에서 거의 유일하게 난민 대거 수용 결정을 내리며 '난민 엄마'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이를 빌미로 극우 정당이 부상하는 등 난민 문제는 메르켈의 최대 난제로도 꼽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 속에 미국 우선주의를 견제하고, EU 통합과 유로존 개혁, 실업률 감소 등의 문제도 떠안고 있다.
▲ '개혁 아이콘' 모하마드 빈살만 = 사우디아라비아 제1 왕위계승자.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현 국왕의 아들인 빈살만은 지난 7월 왕세자이자 사촌인 모하마드 빈나예프 내무장관을 몰아내고 왕위계승자 자리를 꿰찼다.
그는 왕세자로 책봉된 이후 자신의 앞길에 걸림돌이 될 왕자 11명과 전·현직 장관 등 수십명을 부패 혐의로 숙청했다. 전 왕세자 아들인 만수르 빈무크린 왕자는 의문의 사고로 사망했다. 그의 이런 행보는 권력 분점 관행의 종식을 천명하는 동시에 정경유착 관행에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빈살만은 왕세자로 등극한 이후 사우디 개혁 정책도 거침없이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고 영화 관람 허용 등 완화 조치를 발표했으며 564조원을 투자해 초대형 미래도시 '네옴'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 '美 첫 여성 경제대통령' 재닛 옐런 =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으로 2014년 2월 취임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연임 재가를 받지 못해 내년 2월 퇴임한다.
연준 의장이 4년 단임으로 임기를 마친 것은 1970년대 말 17개월 만에 사퇴한 '최악의 연준 의장' 윌리엄 밀러 전 의장 이후 40여년 만에 처음이다. 이사 임기는 2024년 1월까지였지만 관행에 따라 의장직과 이사직 동시 사퇴를 선택했다.
대표적 '비둘기파'란 외부 평가와 달리 2015년 12월 거의 10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달 13일(현지시간)까지 총 5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결단력을 보여줬다.
지난 10월 장기적 '양적완화'(QE)로 4조5천억 달러까지 불어난 연준의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작업도 개시해 출구 전략을 충실하게 시행했다는 평가.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의장으로 지명한 제롬 파월 연준 이사는 내년 2월 취임한다. 30년 만에 비(非)경제학 학사 출신 연준 의장이 될 파월 지명자는 2012년부터 연준에서 근무한 비둘기파여서 옐런 체제의 연속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 '미투 촉발 장본인' 하비 와인스틴 =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로 여배우들의 성폭행 피해 폭로가 잇달아 터져 나오며 미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피해자만 수십 명에 이르며 이 중에는 귀네스 팰트로, 애슐리 저드, 앤젤리나 졸리 등 유명 여배우들도 대거 포함됐다.
와인스틴은 민주당에 거액을 후원하는 큰 손이어서 성추문은 미 정계에도 큰 충격을 줬다.
또 이 사건으로 성폭력 경험을 고백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촉발되며 성추문 파문이 케빈 스페이시, 더스틴 호프만 등 할리우드의 다른 배우들은 물론 전 세계 정관계와 예술계로까지 확산됐다.
영국에선 마이클 팰런 국방부 장관이 옷을 벗었으며 미국의 코미디언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앨 프랭컨도 사퇴했다.
▲ '최장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 37년간 짐바브웨를 철권 통치하다 11월 탄핵 절차를 앞두고 사임한 세계 최장기·최장수 독재자다.
영국 런던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로데지아로 불리던 과거 식민지 시절 영국계 소수 백인의 통치에 맞서 독립운동을 벌여 독립투사로 추앙받았다.
영국 식민통치에서 독립한 1980년 56세로 짐바브웨의 초대 총리가 됐지만 곧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고 부정선거를 통해 권력에 집착하는 독재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또 부정부패와 사치 행각으로 국가 경제를 파탄으로 몰았다. 특히 국민 대다수가 식량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도 재혼한 부인 그레이스는 '구찌 그레이스'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사치스러운 생활을 향유해 비난받았다.
올해 93세인 무가베는 그레이스에게 권력을 승계하려다가 이에 반발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며 탄핵 위기를 맞았다.
▲ '트럼프 나팔수' 니키 헤일리 =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과 주지사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현 행정부에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임명됐다.외교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딛고 4월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희생된 어린이들의 사진을 공개하며 비난 여론을 끌어내 주목받았다. 또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발사 시험 때마다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를 주도해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떠올랐다.
특히 11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하자 "만약 전쟁이 난다면 북한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압박하는 등 대북 제재에 앞장서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헤일리의 역할이 두드러지며 최근 워싱턴 안팎에선 헤일리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후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백인 우월주의에 대한 반감이 큰 가운데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는 것도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평가다.
▲ '추락한 민주화 상징' 아웅산 수치 =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으로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며 한때 세계인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으나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묵인해 국제적인 비난을 받는 인물로 추락했다.
미얀마 정부군은 종교 문제로 갈등을 빚던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해 '인종청소'에 준하는 무자비한 탄압을 가했으며 학살, 고문, 성폭행 등을 못견뎌 인근 방글라데시로 도망친 로힝야족만 60만명을 넘는다.
미얀마 최고실권자인 수치는 이런 상황에 침묵으로 일관, 노벨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원이 줄을 이었다. 그가 졸업한 영국 옥스퍼드대는 교내에 설치됐던 그의 초상화를 철거했다.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수치는 11월 인종청소 현장으로 지목된 서부 라카인주 마을을 둘러봤지만 "평화로운 삶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만 늘어놔 보여주기용 행사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세계 최고갑부' 제프 베저스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로,올해 10월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최고갑부에 올랐다.온라인 유통에만 머물지 않고 오프라인 사업으로 영토를 확장한 것이 주효했다. 8월 미국 유기농 식료품점 홀푸드를 137억 달러(15조5천억 원)에 인수한 것을 포함해 올해 새롭게 넘보기 시작한 영역만 해도 스포츠 의류, 의약품 유통, 티켓 예매, 헬스케어 등으로 문어발을 방불케 한다.
덕분에 아마존 주가는 연초 대비 55%(12월 13일 현재) 치솟았고, 지분 16%를 보유한 베저스도 재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10월 28일 938억 달러(약 106조 원·블룸버그 집계)를 기록하며 게이츠를 꺾고 세계 최고 부자가 됐다.
12월 13일 현재 987억 달러로 늘어나 게이츠(908억 달러)와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아마존이 막강한 자금력과 회원망을 앞세워 닥치는대로 신사업에 뛰어든 탓에 경쟁사는 초토화됐다.
미국의 대표적 백화점 체인인 시어스가 350여개 매장을 폐점한 것을 포함해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 피바람이 불었고, 69년 역사의 장난감 전문점 토이저러스는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다.
베저스를 겨냥한 따가운 눈초리도 적지 않다. 베저스가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한 사이 게이츠는 막대한 재산을 기부금으로 내놨다는 점에서다. 2014년엔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가 뽑은 '세계 최악의 보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북미 재계를 대표하는 비인간적 고용주"라는 게 그 이유다.
▲'외교 브레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 1970년대 지미 카터 미국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을 맡은 '외교브레인'.
1978년 대립 중인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중재해 중동평화 협상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같은 해 미중 관계 정상화를 위해 베이징을 직접 방문해 카터 행정부의 뜻을 전달했다.
퇴임 후인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 목소리를 냈으며 2007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경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올해 2월에는 뉴욕타임스(NYT)에 기고문을 싣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브레진스키는 김대중 전 대통령 구명 활동에 나서며 한국 민주화에도 기여했다.
2005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공개한 미국 기밀문서에 따르면 백악관 보좌관이던 브레진스키는 1980년 10월 카터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이곳(백악관)의 구명 문제에 대한 사정을 살피고자 장교를 보냈다. 그에게 '김'(김대중)이 사형을 받으면 미국 내 수많은 단체가 항의 시위를 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북한에만 혜택이 돌아갈 것임을 명확히 알렸다"고 썼다.
▲'통일 독일의 주역' 헬무트 콜 = 헬무트 콜 전 총리가 6월 17일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16년간 총리를 지낸 역대 최장수 총리인 그는 1982년부터 서독 총리로 재임하던 중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자 '조기통일론'을 주장하며 1990년 통일을 이뤄냈다.
독일 통일의 공을 인정받아 1990년과 1994년 총리 선거에서 연달아 승리했지만 독일 통일의 후유증으로 1998년 총선에서 패해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듬해 비자금 스캔들마저 불거져 2002년 결국 정계에서 공식 은퇴했다. 그는 현재 유럽을 장악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시키고, 초고속 성장을 도와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스승'으로도 불렸다.
▲ '플레이보이 창업자' 휴 헤프너 = 지난 9월 27일 향년 91세로 별세한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창업자.
잡지사에서 일하다 27살 때인 1953년 창간한 '플레이보이'는 과감한 여성 나체사진으로 화제를 일으키며 성인잡지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메릴린 먼로의 누드사진을 내건 창간호는 5만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잡지의 인기에 힘입어 헤프너는 성인문화의 아이콘이 됐으며 그가 '플레이보이 맨션'이라고 이름 붙인 로스앤젤레스 대저택은 유명인사를 초청한 화려한 파티로 유명해졌다. 또 플레이보이의 토끼 모양 로고는 오늘날까지도 미국 성인문화의 국제적 상징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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