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부패 척결, 민간 부문 활성화 강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13일(현지시간) 중계방송 된 연설에서 부패 척결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설 말미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른바 '예루살렘 선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살만 국왕은 국왕 자문기구인 슈라위원회에 나와 "사우디 정부는 부패 척결에 단호하게 힘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최근 이뤄진 왕가와 전·현직 고위 정부 인사, 기업가 등 200여명에 대한 부패 수사를 옹호했다.
살만 국왕의 친아들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위원장을 맡은 반부패위원회는 지난달 4일 부당이득 편취, 돈세탁, 탈세 등의 부패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알왈리드 빈탈랄, 미텝 빈압둘라 등 주요 왕자를 체포했다.
전격적인 '반부패 드라이브'는 표면적으로 구조적인 부패를 개혁하려는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양위에 앞서 잠재적 왕권 경쟁자를 제거해 왕위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해석됐다.
살만 국왕은 이어 "사우디는 중동과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테러리즘에 주도적으로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걸프 국가에 대한 내정 간섭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란을 비판했다.
또 "예루살렘에 대한 미국의 최근 결정에 다시 한 번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예루살렘 선언을 발표한 지 한주 만에 '이슬람 두 성지(메카, 메디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사우디 국왕이 직접 이 문제를 언급한 셈이다.
지난 한 주간 예루살렘 선언에 대해 사우디 정부에서 나온 공식 입장은 9일 열린 아랍연맹 회의에 참석한 아델 알주바이르 외무장관의 발언이었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미 행정부는 예루살렘에 대한 결정을 번복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2002년 사우디가 제시한 '아랍 이니셔티브'의 로드맵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살만 국왕은 또 이날 연설에서 사우디의 경제 발전에 시민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민간 부문의 역할이 커질 수 있도록 독려하고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