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패널 학술대회 발표, "이익만큼 보험료 인하 제도화해야"
민간보험 수요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비급여의 급여화'를 핵심으로 하는 문재인 케어가 실시되면 민간 보험사의 보험금 지출이 향후 5년간 4조원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민간의료보험에 의지하고 있는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실시되지만, 민간보험에 가입하려는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김상우 국회예산정책처 분석관은 1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제9회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분석관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실시되고, 민간의료보험의 보험료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민간보험사의 보험금 지출은 5년간(2017∼2022년) 총 3조8천44억원(연간 7천6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비급여 항목을 예비급여화해 본인 부담률을 30·50·70·90%로 차등 적용하는 데 따른 반사이익이 1조4천586억원(38.3%)으로 가장 컸다.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해소로는 1조595억원(27.8%), 본인부담상한제(소득 하위 50%에 대한 의료비 본인 부담 상한액 인하) 강화로 7천831억원(20.6%)의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김 분석관은 "연간 반사이익 7천600억원은 실손보험의 손해율을 상당 부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 분석관은 보장성 강화 대책이 취약계층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해주겠지만, 민간보험 수요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용·성형 등을 제외한 의학적 비급여의 급여화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될 뿐만 아니라 가격이 높은 비급여는 본인 부담이 50∼90%인 예비급여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또 소득 하위 50%의 본인부담상한액은 인하되지만 예비급여는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됨으로써 추가 수혜자가 전체 인구의 0.83%에 불과하고, 1인당 경감액(평균 85만원)도 평균 의료비 부담액(477만원)에 비해 작다고 언급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62∼63% 수준에서 정체된 상황에서 민간보험 가입률은 2014년 기준으로 78.1%(가구 기준)까지 올랐고, 가구당 월평균 22만5천원의 보험료를 납입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보장성 강화로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김 분석관은 "정부는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간의 상호작용, 비급여, 예비·선별급여 등에 대한 실태조사 등을 통해 민간보험사의 반사이익을 조사하고, 확인된 이익에 따른 보험료 인하 유도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ithwi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