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팔레스타인이 '예루살렘 수도 선언'을 계기로 미국의 중동 평화 중재자 역할을 거부한다고 밝혔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은 엄청난 죄악이자 레드라인을 넘어선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무드 수반은 이슬람권 정상들에게 "미국은 중재자로서 자격을 저버리고 정치적으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면서 "이것은 우리의 입장으로 지지를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끝내기 위한 '최후의 협상'을 중재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미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표면적으로 중립성을 강조하며 신뢰받는 결정권자로 자리매김했고, 이-팔 양측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일 수 있었다.
미국은 2003년 유엔, 유럽연합(EU), 러시아와 함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유혈사태를 종식하고 2005년까지 팔레스타인이 국가를 창설하도록 하는 중동평화 로드맵을 제의하는가 하면 그 이후에도 이-팔 평화 협상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팔레스타인도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 채 미국이 이끄는 협상에 거의 전적으로 기대왔다.
그러나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실제로 중립성을 지켜왔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전 세계 대다수는 미국을 분쟁을 영구화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이익을 추구하는 편견에 찬 행위자로 바라본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아바스 수반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 모두 도움이 되는 중동 계획에 계속 공을 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그러한 정치적 수사는 이전에도 들었던 말로 과거 평화를 방해했다"며 "그렇게 놀랍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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