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과 비슷한 GPR 반응…이틀 안에 암매장 여부 확인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사람 머리뼈 형태의 물체가 땅속에 묻힌 것으로 확인된 전남 화순 너릿재 일원에서 5·18 행방불명자 암매장 흔적을 찾는 발굴조사가 14일 시작됐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이날 너릿재터널 광주 방향 출구 약 40m 지점과 너릿재공원 주차장 일원에서 발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는 아스팔트 포장 제거 등 기초굴착에 이어 문화재 출토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짧으면 하루, 길면 이틀가량 이어진다.
너릿재터널 일원은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후 퇴각한 7·11공수여단 소속 계엄군 병력이 광주 봉쇄작전을 벌였던 곳이다. 당시 암매장 상황을 목격했다는 시민 제보가 이어졌다.
5·18재단은 지난달 민간전문업체 도움을 받아 너릿재터널 주변에 땅속탐사레이더(GPR)를 투입했는데 사람 머리뼈인 두개골과 비슷한 형태의 전자파반응을 확인했다.
GPR 조사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난 구간은 1971년 터널이 개통해 5·18 이후인 1992년 왕복 2차로가 4차로로 확장하면서 현재 도로와 주변 공원 주차장으로 조성돼있다.
의심 물체를 탐지한 땅속 지점은 지표면으로부터 약 60㎝ 깊이다. 기반토(基盤土)와 도로공사 때 유입된 토양층과 경계선에 자리하고 있어 호박돌 등 기타 매설물일 가능성도 크다.
재단은 암매장 흔적을 확인하고자 1개 차로를 통제하고 가로·세로 약 4m에 깊이 1m가량 땅을 판다. 공원 주차장 구간도 비슷한 규모로 조사한다.
해당 구간 도로를 관리하는 광주시가 투입한 중장비로 아스팔트 포장 제거 등 기초굴착을 끝내면 문화재 출토방식으로 작업을 전환한다.
현장 총괄은 옛 광주교도소와 마찬가지로 매장문화 조사 전문기관인 대한문화재연구원이 맡았다.
경찰도 교통 통제와 유골 감식이 필요한 상황을 대비해 현장에 인력을 투입했다.
김양래 5·18재단 상임이사는 "3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며 "희망을 놓지 않고 암매장 발굴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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