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측 "죽이지 않았다" 주장…수원지법서 재판
(여주=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경기 양평 전원주택 살인사건의 진실이 국민참여재판에서 가려진다.
피고인 허모(41)씨의 변호인은 14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최호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국선 변호인은 "피고인은 그동안 경찰과 검찰에서 피해자를 죽이지 않았고, 차와 그 안에 있던 물품만 가져갔다고 진술했다"며 "국민 배심원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국민참여재판 신청 이유를 밝혔다.
국민참여재판은 해당 지방법원 관할구역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주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평결을 내리는 제도다.
평결 자체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재판부는 선고 과정에 이를 참작한다.
여주지원 재판부는 이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에 회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재판은 국민참여재판 재판부가 있는 수원지법이 맡는다.
허씨는 지난달 22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지난 10월 25일 오후 7시 30분께 양평군 윤모(68)씨의 자택 주차장에서 윤씨를 흉기로 20여 차례 찔러 살해하고 지갑, 휴대전화, 승용차를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윤씨는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이다.
사건 발생 다음 날 전북 임실에서 검거된 허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했다가 번복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다 지난달 3일 검찰로 송치됐다.
이후 검찰 조사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며 신빙성이 낮은 진술을 하거나 진술을 거부했다.
경찰은 허씨를 송치하면서 범행 동기에 대해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강도범행을 계획했다가 살인으로 이어진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허씨는 2015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20차례에 걸쳐 8천600여만원의 대출을 받았고 이 중 3천여만원을 갚은 상태였다.
올 9월부터는 대출업체로부터 200여통의 독촉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실도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범행 직전 '고급빌라', '가스총', '수갑', '핸드폰', '위치추적' 등의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범행 일주일 전에는 용인지역 고급 주택가를 둘러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허씨가 운행한 차량 운전석과 입고 있던 바지, 구두 등에서 피해자의 혈흔이 발견된 점, 차량 블랙박스 및 사건 현장 주변 CCTV 분석결과, 금융거래 추적결과 등을 강도살인죄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허씨의 진술 거부로 범행 동기와 범행 도구 등 직접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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