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악마는 유한한 인간보다 영리하다. 그들과 절대 다투지 말라"고 경고했다.
평소 악마의 실제성을 지적해온 교황은 또 악마는 은유나 모호한 개념이 아니라 어두운 힘으로 무장한 실제 개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3일 가톨릭 채널인 TV2000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사악하며, 안개나 공기 중에 퍼진 것이 아닌 개인"이라면서 "그와 결코 대화를 나눠서는 안 되며 그렇게하면 당신은 패배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황은 "악마가 당신을 뒤집고 머리를 돌게 할 것"이라면서 "악마는 항상 정중한 척 가장해 당신 마음속으로 들어올 것이며 만약 당신이 제때에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면 좋지 않은 끝을 보게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설교나 트위터 등을 통해 악마의 존재를 자주 언급해왔으며 악마를 어둠의 왕자, 유혹자, 마왕, 거대한 용 등 다양한 용어로 지칭해왔다. 교황의 트위터는 9개국어로 4천만 명의 팔로워가 있다.
교황청 전문가이자 프란치스코 교황 전기작가인 아우스텐 이버레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악마의 실제성을 강조하는 데 대해 "교황은 선악의 행동을 분간하는 성 이냐시오 로욜라의 영성으로 가득 찬 예수회 출신"이라면서 "그(교황)에게 이는 은유가 아닌 실제적인 것이며 오늘날 일부 사람들, 가톨릭 신도들의 인식과는 다른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악마의 실제성에 불편해하고 있으나 예수회의 영성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년 전 한 (악령을 쫓는) 퇴마사회의에서 그들이 악마와 싸우는 순수한 일을 행하고 있다고 치하했다. 그는 퇴마사들이 악마에 의해 소유된 사람들에게 교회의 사랑과 환영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2013년에는 성베드로 광장의 신도들에게 "악마가 종종 천사로 위장해 나타나 그들의 말을 교활하게 설파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최근에는 주기도문 가운데 '유혹에 빠지게 하는….' 주체에 대해 악마의 역할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내용을 수정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유혹에 빠지게 하는 주체는 하나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이며 그리스어 성경을 잘못 번역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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