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국·나토 통신망 절단할 수도"…신냉전 '아킬레스건'

입력 2017-12-15 10:45  

"러시아, 영국·나토 통신망 절단할 수도"…신냉전 '아킬레스건'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러시아가 영국·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 및 다른 나라들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underwater cables)을 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스튜어트 피치 영국 공군 대장은 러시아가 비(非)정규전 준비를 꾸준히 해 오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해저 케이블을 절단할 수도 있으며 이는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9월 나토 군사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피치 대장은 런던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주관 강연에서 이런 주장을 내놨다.
러시아 군함들은 정기적으로 영국과 나토 회원국들을 전 세계와 연결해 주는 대서양 해저 케이블 주변에 자주 나타난 것으로 탐지됐다.
피치 대장은 "대서양 해저를 연결하는 케이블 절단은 우리의 번영과 삶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위협"이라며 "해저 케이블 절단이나 파괴는 곧바로 국제 무역과 인터넷에 재앙적인 균열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경고는 영국 중도우파 성향의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Policy Exchange)가 전 세계 통신의 97%가 해저 수중 케이블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낸 지 2주 만에 나왔다.
영국 보수당 리시 수낙 의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잠수함들이 대서양 해저 케이블 근처에서 "공격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미국 정보당국 관리들이 말했다는 것.
수낙 의원은 러시아가 2013년 크림 반도를 합병했을 때 가장 먼저 취한 조치는 이 지역과 다른 세계와 연결되는 주요 케이블의 절단이었다고 덧붙였다.
피치 대장과 수낙 의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군함들은 해저 케이블을 절단하거나 망가뜨리는 대신 미국과 영국이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는 것처럼 정보 수집을 위해 해저 케이블 통신 내용을 곧바로 가로채 감청할 수 있다.
피치 대장의 이런 경고는 영국 정부가 해병대원 수를 현재의 7천 명에서 6천 명으로 감축하고 2대의 수륙양용상륙함을 폐기하는 것을 포함한 군 감축을 추진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영국 정부 국무조정실은 내년 초 이런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피치 대장은 나토를 상대로 한 러시아의 위협은 꾸준히 증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핵 무장 군함과 재래식 잠수함 및 군함 현대화 위협에 맞서 영국과 나토 회원국들은 해야 할 임무와 과제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해저 케이블 통신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신형 군함 및 잠수함을 대상으로 비정규전 및 정보전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영국과 나토 회원국들은 러시아 군 현대화에 맞설 수 있도록 해군력 증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과 미국, 나토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이후 러시아가 발트해(海) 주변이나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전면적인 침입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에서 러시아의 존재감을 부각하려 애쓰고 있다.
러시아는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 시리아 대한 군사 개입에 나선 것은 물론이고 나토 와해를 목적으로 새로운 전쟁 유형인 '하이브리드전쟁'에 나섰다는 비난을 받았다.
하이브리드전쟁은 전통적 방식인 무력을 이용한 전면전이 아닌 정보전과 사이버전, 심리전 등 비(非)군사적 방법을 통해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는 전쟁을 말한다.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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