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사 '뼈 아픈 패배', 트럼프 정부 '미국 우선주의'에도 배치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국의 대형 항공사인 델타항공은 14일 유럽 에어버스에 소형 여객기 A321neo 100대를 주문했다고 발표했다. 카탈로그에 나와 있는 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127억 달러(약 13조8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주문이다. 추가로 100대를 주문하는 옵션도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번 거래가 미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에어버스에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델타항공의 이번 주문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미국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을 지원해온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델타는 2020~2023년에 주문한 A321neo를 납품받을 계획이다. 오래된 소형 여객기인 A320과 미 보잉사 제품인 B757 등을 퇴역시킨다는 방침이다.
델타의 대규모 여객기 교체 계획이 알려지자 세계 항공기 업계가 모두 큰 관심을 보였었다. 델타가 주문한 신형은 기존 A321보다 연비가 12%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최근 몇 년간 델타로부터의 주문이 감소한 가운데 반전을 노려온 보잉사에 뼈아픈 패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올해 들어 델타항공이 캐나다 봄바디어로부터 소형 항공기를 도입하기로 하자 "덤핑"이라고 비판했다. 델타항공은 이에 반발,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도 에어버스에 발주한 배경이 됐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A321neo는 통로가 하나인 "내로우 보디(narrow body)"로 뛰어난 연비를 무기로 수주실적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단거리 항로를 효율적으로 운항하려는 저가항공사(LCC)의 수요가 많은 것으로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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