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테이프' 커팅식…"규제 분량, 60년대 2만쪽에서 현재 18만쪽으로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대선후보 시절부터 기업규제 완화를 공약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규제철폐를 상징하는 이색 이벤트를 열었다.
AP통신, 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하얀 종이 뭉치들 위에 둘러져 있는 레드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했다.
하얀 종이 뭉치들은 양쪽으로 나뉘어 바닥에서부터 쌓아올려져 있었는데, 정강이 높이 정도까지 쌓인 종이 뭉치에는 '1960'이라는 표시가,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종이 뭉치에는 '현재'(today)라는 표시가 돼 있었다.
이 종이 뭉치들 위로 빨간색 테이프가 둘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곧 커다란 황금색 가위를 들고 나타나 이 테이프를 '싹둑' 자르는 이벤트를 연출했다.
1960년대에는 얼마 되지 않던 규제가 오늘날 이토록 많이 늘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이 규제들을 가위로 자르듯 과감히 철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상징적 '쇼'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60년대에는 연방정부 법규에 대략 2만 쪽 분량의 규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18만 쪽이 넘는다"며 "우리는 1960년대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상당히 빨리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 1건 신설 시 기존규제 2건 철폐' 정책의 성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규제 1건을 신설할 때마다 기존규제 2개를 없앤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를 크게 넘어섰다고 발표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규제 1개를 신설할 때마다 기존규제 2개를 없애는 대신 우리는 22개를 없앴다. 아주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이 없을 듯한 미국의 레드 테이프가 갑작스럽지만 아름답게 멈췄다"며 "수십 년 동안 계속 늘어난 규제가 수조 달러, 수백만 개의 일자리, 수많은 공장을 희생시켰지만 내가 취임한 바로 그날부터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면서 "2018년에는 모든 부처 장관, 관계기관장, 연방정부 직원들이 더 많은 규제를 없애기 위해 더 열심히 나서주길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NBC방송은 이날 백악관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총 1천600건의 규제안이 철폐되거나 연기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규제 1건 신설시 22건을 철폐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연기 혹은 철폐가 제안된 것까지 포함된 숫자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성과를 지나치게 부풀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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