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추진 여론에 굴복…당국 "공론화 과정 거쳐 재검토"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 청산중학교와 청산고등학교 통합운영 계획이 잠정 보류됐다.
충북도교육청과 옥천교육지원청은 지역사회 공론화 과정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두 학교 통합을 위한 여론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두 학교 통합논의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잠기게 됐다.
교육당국은 14일 청산중학교에서 2차 학부모 설명회를 열었지만, 반대여론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학부모들은 "경제논리를 앞세워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를 죽이려는 의도"라고 통합운영 계획을 비난했다.
당국은 이날 설명회 뒤 우편을 통한 여론조사에 나설 계획이었다. 통합 운영하려면 학부모 60%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두 학교 통합운영 구상은 학생 수 감소에서 비롯됐다.
통합운영은 두 학교를 그대로 유지한 채 1명의 교장이 공동 운영하는 형태다.
강당·급식시설 등을 함께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하고 질 높은 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교육부로부터 10억원의 적정 규모 학교 육성 사업비도 지원받는다.
충북에서는 제천 등 4곳에서 소규모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통합 운영되고 있다. 중·고등학교 통합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옥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통합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여론이 많아 지역사회 내부의 충분한 논의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여건이 성숙한 뒤 재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재학생은 청산중 53명, 청산고 88명이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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