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재 韓특파원단 인터뷰…"작은 사건이 확대될 위험상황"
"북측에 긴장완화 아이디어 내놔…인도적지원 국제사회 의무"
"유엔 총장 유익하면 무엇이든…'방북 위한 방북'은 안할 것"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최근 북한을 다녀온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은 14일(현지시간) 방북 기간 북측에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남북 간 채널 재개와 함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뉴욕주재 한국언론 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했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 대해 "작은 사건이 심각한 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면서 이에 따라 "북한에 두 가지 형태의 소통을 얘기했고 그 가운데 하나가 군사 당국 간을 포함한 남북 간 채널의 재개였다"고 말했다.
그는 "냉전 시대 미국과 구소련 간에도 상대측의 오판과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소통 채널이 늘 있었다"면서 "지금 북한과는 그런 모든 것이 부재하고 완전한 신뢰 부족 상황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과거 '한반도 긴장완화' 발언 등을 거론하며 "실행을 위한 방법을 검토할 것을 북측에 촉구했다"면서 "북측에 검토할 수 개의 아이디어를 내놨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남북대화나 채널 재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남북 간 소통의 중요성과 함께 북핵 문제를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수준의 소통을 북측에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관련해서는 "단기적으로 그들이 (비핵화를)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장기적으로 포괄적인 평화·안보·신뢰 패키지의 일환으로 한반도에서의 비핵화에 대해 인정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사실상 핵보유국을 주장하며 비확산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북측과 평창동계올림픽에 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면서 "북측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포함해 우리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북측에 평창올림픽 참가를 사실상 제안했음을 밝혔다.
그는 "평창올림픽이 우리가 (현 국면에서)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일련의 기회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면서 "북측은 주의 깊게 경청했고 질문도 하고 받아적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한반도에서의 충돌 우려와 핵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유엔 사무총장은 유익한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며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사무총장이 '방북을 위한 방북'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방북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방북을 위해서는 한반도 긴장완화와 비핵화 측면에서 일정한 명분과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방북에 앞서 중국에 들렀던 그는 북한을 평화적, 외교적 방법으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득하는 데 있어서 중국과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 사이에서 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면서 "중국 측과의 대화가 북측에 '단지 한국과 일본, 미국만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해 "5세 미만의 아이들이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매시간 사망한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인도주의적 필요에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지난 5∼9일 북한을 방문,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박명국 부상,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 등을 면담하고 평양 어린이 식료품 공장과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 등을 방문했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