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방송 한주 앞서가 '생방송 촬영'…"배우들 연기 불꽃 태워"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대본이 방송 한주를 앞서갈 뿐이라 제작진도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를 모른다. 시청자만 모르는 게 아니라, 배우들도 자신의 앞날을 모른다. 그래서 배우들도 시청자만큼 몸이 바싹 달아오른 채 대본을 기다린다.
KBS 2TV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의 상황이다.
지난 10일 방송된 30회에서 마침내 전국 시청률 40%를 넘어선 '황금빛 내 인생'은 이제 꿈의 50%도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전국 시청률 41.2%. 광주 지역에서는 44.7%로 45%에까지 근접했다.
KBS에서는 "현재의 시청률 40%는 과거의 40%와 다른 의미"라며 "체감 인기가 시청률 숫자를 넘어서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직 20회가 남았고, 클라이맥스도 찍지 않은 만큼 시청률은 얼마든지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주말 오후 8시면 TV를 켠 시청자의 절반 이상이 이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황금빛 내 인생'은 매회 궁금증을 한껏 끌어올리는 결말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애를 태우고 있다. 편집 트릭을 활용해 시청자를 깜짝 속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 드라마의 이후 전개에 대한 문의가 배우와 제작진에게 쏟아지고 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기억상실증이나 교통사고를 유추하게 만드는 신이 나왔을 때 인터넷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으로 끓어올랐다.
그러나 결론은 배우도, 제작진도 모른다는 것이다. 소현경 작가가 방송보다 한주 앞서는 속도로 대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16~17일 방송되는 게 31~32회인데 현재 대본은 33~34회만 나와 있는 식이다. 이로 인해 촬영은 매주 '생방송' 시스템처럼 분주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스포일러가 퍼져나갈 염려도 차단되고 있다.
한파 속 바쁘게 촬영이 진행되고 있지만 시청률 40% 돌파에 배우들의 욕심도 커지고 있다.
제작 관계자는 16일 "배우들이 서로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며 "춥고 힘든 상황임에도 누구 하나 지치지 않고 연기 불꽃을 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또한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매주 소 작가와 출연진이 참석하는 전체 대본 연습 시간을 가지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드라마의 성공으로 신예 신혜선과 스캔들을 딛고 지상파에 복귀한 박시후의 앞에는 꽃길이 열렸다.
신혜선의 소속사 YNK엔터테인먼트의 김민수 대표는 "매주 일요일 방송이 끝나면 사방에서 지인들의 문자나 전화가 온다.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작 제안이 쏟아지고 있는데 배우가 검토할 시간 자체가 없다"며 "너무 감사하고 좋은 일이지만 경거망동하지 않고 끝까지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박시후의 소속사 후팩토리의 김성훈 이사는 "KBS를 통해 복귀해서 성공하고 나니 작품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 드라마를 끝까지 잘 마무리할 때까지는 그저 조심스러운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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