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맞붙어야 하는 세계 톱클래스의 수준을 제대로 실감했다.
백지선(50·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21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TB 아이스 팰리스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2차전에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 랭킹 4위 핀란드에 1-4(1-3 0-0 0-1)로 완패했다.
앞서 1차전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에 2-4로 패한 대표팀은 2패를 안은 채 오는 16일 스웨덴(3위)을 상대로 대회 최종전(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1차전에서도 캐나다를 상대로도 비슷한 점수 차로 패했지만 경기 내용과 분위기는 크게 달랐다.
캐나다전에서, 특히 3피리어드 막판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던 대표팀은 이날 핀란드를 상대로는 예리함을 잃은 채 수비에만 급급했다.
공격 전개는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았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핀란드 선수들이 길게 뻗은 스틱에 번번이 걸렸다.
상대의 공격을 겨우 막아내고 퍽을 걷어낸 뒤 교체하기에 바쁜 장면이 경기 내내 연출됐다. 골리 맷 달튼의 선방이 있었기에 한국은 그나마 대패를 모면할 수 있었다.
한국은 1피리어드 10분 11초에 김기성(안양 한라)의 골로 선취점을 뽑았다.
상대 진영에서 동생 김상욱(안양 한라)이 강력한 압박으로 퍽을 끊어내자 김기성이 골 크리스 오른쪽에서 현란한 퍽 드리블에 이은 한 박자 빠른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하지만 한국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26초 만에 핀란드에 동점 골을 허용했다.
우리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핀란드의 체격 큰 선수들이 골리 달튼은 물론 우리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이겨내고 우격다짐으로 밀어 넣다시피 해서 경기 균형을 맞췄다.
선제골을 내주고 독기가 오른 핀란드는 동점 골로 만족하지 않았다.
핀란드는 1피리어드 17분 23초에 페트리 콘티올라가 골대를 타올라 가듯 퍽을 드리블한 뒤 가볍게 역전 골을 넣었다. 골리 달튼이 스틱을 내밀었으나 콘티올라는 그 사이로 퍽을 빼낸 뒤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어 18분 31초에는 위르키 요키파카가 강력한 중거리샷으로 골네트 왼쪽 위에 꽂히는 3번째 골을 터트렸다.
2피리어드는 핀란드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전개됐다.
1피리어드에서 다소 흔들렸던 골리 달튼이 2피리어드에서는 안정감을 되찾은 덕분에 한국은 실점 없이 결정적인 위기를 여러 차례 넘기며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달튼의 신들린 선방이 계속됐기에 만회 골이 터지면 경기 분위기를 충분히 바꿀 수 있었지만 한국은 되려 3피리어드 초반, 핀란드에 4번째 골을 내주고 추격 의지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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