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고대 로마 문학의 황금기를 일군 시인 오비디우스의 로마 제국 추방이 그의 사후 2천년 만에 철회됐다.
15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로마 시의회는 지난 14일 오비디우스의 추방을 취소해야 한다는 발의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발의안을 주도한 로마 시의회 다수당 오성운동은 "오비디우스가 겪은 심각한 모욕을 바로 잡고 명예를 회복시키길 원한다"며 이번 조치의 취지를 설명했다.
작년 6월 지방선거 승리로 로마 시정을 책임지게 된 오성운동은 전임 시 정부가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조치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변신 이야기', '사랑의 기술' 등의 작품을 남겨 연애 시인으로 유명한 오비디우스는 베르길리우스, 호레이스와 함께 고대 로마의 3대 시인으로 꼽힌다.
그는 그러나 서기 8년에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명령으로 현재 루마니아 콘스탄차에 해당하는 흑해의 외딴 마을로 돌연 추방됐다.
그는 이후 유배의 고통을 표현하고, 귀향을 간청하는 시를 다수 남겼으나 그의 나이 58∼60세로 추정되는 17년 또는 18년에 그곳에서 숨을 거둬 결국 로마 땅을 다시 밟지 못했다.
오비디우스는 자신이 '시와 잘못' 때문에 추방됐다고 언급한 적이 있으나 그가 쫓겨난 원인이 무엇인지는 학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됐다.
한편, 루카 베르가모 로마 부시장은 "이번 결정은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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