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동아시아축구의 정상을 놓고 격돌한 운명의 한판에서 7년 7개월 만의 한일전 승리를 합작한 태극전사들은 심적으로나 경기력에서 철저한 준비가 뒷받침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최우수선수(MVP) 이재성(전북)은 16일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일본과의 최종전을 마치고 공동 취재구역에서 만나 "한일전의 특수성 때문에 이기자는 마음이 컸다"면서 "모든 선수가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한국은 일본을 4-1로 대파하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재성은 "이렇게 많은 골이 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먼저 실점하다 보니 이기려면 많이 넣어야겠다는 생각에 오히려 약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하지 못한 채 먼저 실점해 선수들도 당황했으나 뒤집는 능력을 이번에 발휘해서 다행"이라면서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실점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 두 경기를 봤을 때 일본이 짧은 패스나 3자 움직임, 측면을 허무는 것에서 강점이 있어 그런 걸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점을 높게 사고 싶다"며 상대에 대한 배려도 보였다.
이날 멋진 프리킥 역전 결승 골의 주인공 정우영(충칭)은 "한일전이 어느 경기보다 중요하다는 건 선수들이 다 알고 있었다"면서 "내려앉는 팀과 할 때 오히려 더 힘들어서 북한, 중국전보다는 쉽게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2골을 폭발한 김신욱(전북)이나 쐐기 골의 주인공 염기훈(수원)은 대표팀이 경기를 앞두고 크로스와 세트피스 등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귀띔했다.
이번 대회 총 3골로 득점왕에 오른 김신욱은 "북한, 중국전에서 좋지 않았던 점을 인지하고 크로스에 대해 미팅을 따로 하는 등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잘 맞아떨어져서 득점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후반 교체 투입돼 '도쿄 대첩'을 완성하는 골을 터뜨린 염기훈은 "세트피스 훈련을 많이 했다. 경기장에서 잘 나오지 않아 다른 세트피스를 보이려고 했는데 일본 선수가 서 있어서 내가 차게 된 것이 다행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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