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파시즘 시대에 재위했던 이탈리아 사보이 왕가의 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의 유해가 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과거 사보이 왕가의 묘소 역할을 한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 주 쿠네오 인근의 비코포르테 성당은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서거 70주년을 앞둔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3세의 유해가 이곳으로 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회는 그러나 그의 유해가 정확히 언제 도착할지는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다.
1947년 12월 망명지인 이집트에서 사망한 그의 유해는 현재 알렉산드리아의 성캐서린 성당에 안치돼 있다.
1900년 즉위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는 1946년 5월 왕위를 이탈리아 최후의 국왕인 움베르토 2세에게 넘겨줄 때까지 46년 간 재위했다.
이탈리아 국민은 그의 퇴위 1달 뒤에 국민투표를 실시해 군주제를 유지하는 대신에 공화국을 수립하기로 했고, 그는 이후 쓸쓸히 이집트 망명길에 올랐다.
이탈리아가 국민투표에서 군주제 폐지를 선택한 것은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가 베니토 무솔리니가 이끈 파시스트 정권과 어느 정도 공모했다는 인식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의 배우자였던 몬테네그로 출신 엘레나 왕비의 유해 역시 원래 안치돼 있던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지난 15일 비코포르테 성당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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