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일제강점 역사 공유…"역사적으로 한배에 탔었다"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충칭(重慶) 방문은 중국을 감동시키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1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5일 베이징 방문을 마치고 중국 중서부요충 도시인 충칭(重慶)에 들러 16일 임시정부 청사와 현대차 공장을 방문한 뒤 귀국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遼寧)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문 대통령의 충칭방문은 일제에 강점당한 역사를 공유한 중국인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정서적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양국이 역사적으로 한배를 탔던 적이 있었고 함께 미래를 향해 발을 내디딜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 했다고 그는 분석했다.
충칭은 일제에 의해 큰 피해를 본 지역이다. 일본은 중일전쟁 당시인 1938년 2월부터 1943년 8월까지 충칭과 인근 지역에 1만1천500개의 폭탄을 투하해 전쟁 피해자들이 지금도 피해보상을 받기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문 대통령이 중국과 연대감을 표시하려 했다면서 충칭방문은 경제적으로도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충칭은 중국 서부의 요충지이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역점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중요한 축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충칭과 협력할 경우 중국의 중서부 개발과정에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16일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를 만나 임정청사 복원과 충칭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요청했다.
시 주석은 14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일대일로 참여를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한국이 추진하는 발전전략과 일대일로가 접합점을 늘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타임스는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중 간 협력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양시위 위원은 "한중 양국이 함께 북핵 문제에서 평화적인 해법을 고수해왔다"면서 "문 대통령의 방중은 역내 긴장완화를 위한 더욱 실질적인 협력의 토대를 놓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리둔추(李敦球)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문 대통령은 중국과 북한에 우호적인 정책을 채택했다"면서 "이는 중국과 북한 사이의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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