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하면 병원 실려가겠네요"…지하철·버스 북새통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월요일인 18일 이른 아침 서울지역에 많은 눈이 쏟아져 도심을 하얗게 뒤덮었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눈은 하필 본격적인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를 앞두고 다시 펑펑 내렸다. 패딩점퍼와 머플러로 중무장하고 우산까지 든 직장인들은 지각을 면하기 위해 뒤뚱거리며 발길을 재촉했다.
발걸음을 옮기다가 빙판으로 변한 길 위에서 일순간 휘청거리는 아찔한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엄마야!", "으악!" 하고 외치는 소리가 가끔 들렸다. 특히 경사진 골목길 등에선 주변 난간이나 건물을 부여잡고 천천히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중구 저동의 한 빌딩 경비원 임모(54)씨는 "아까 치웠는데 또 눈이 온다"고 투덜거리며 눈삽을 들었다. 눈삽이 지나간 자리에는 속절없이 또 눈이 쌓였다.
을지로입구역 인근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37)씨는 "미팅 준비 때문에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출근해야 하는 날인데 눈 때문에 망했다"며 울상을 지었다.
경기 광명시에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출근한 직장인 전모(29)씨는 "구두를 신어서 눈에 미끄러질까 봐 조심조심 걷는데 온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강모(28)씨는 "함박눈이 내려서 그런지 지난주보다 춥지는 않아서 좋다"면서도 "버스가 엉금엉금 기어가는데 회사에 지각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눈이 다 치워지지 않은 주택가 이면도로나 골목길 일부는 쌓인 눈이 얼어붙어 빙판길이 됐다. 제설작업이 이뤄진 대로도 노면이 젖어있어 정체가 빚어졌다.
서울 강남구에서 여의도로 택시를 타고 출근한 직장인 김모(31)씨는 "눈이 오는 걸 모르고 평소 출근 시간에 나왔는데 차가 너무 막혀서 답답했다"며 "길이 미끄럽다 보니 사람들이 서행 운전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승용차로 출근하던 직장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하철이나 버스 등은 평소보다 많이 붐볐다.
지하철을 타고 공덕역으로 출근한 최모(48)씨는 "평소 월요일보다 유난히 사람이 많았던 느낌"이라며 "보통 때보다 조금 일찍 나왔는데도 집 근처에서 빨리 걸을 수가 없어서 도착 시간은 빨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눈 때문에 출근이 힘들었다는 네티즌들의 하소연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두 번은 길에서 넘어지고 한 번은 지하철 계단 아래쪽에서 넘어져서 조금 굴렀다"고 썼다.
트위터 아이디 'sos***'는 "미끄러운 눈길에서 잘못하다간 출근하다가 (병원에) 실려 갈 것 같다"며 "엄청나게 겁나고 조심스러운 월요일 출근길"이라고 썼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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