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공적연금을 운용하는 기구인 연금적립금관리운용 독립행정법인(GPIF)이 신탁은행에 넣어둔 예금에 대한 마이너스금리의 일부를 신탁은행과 분담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이너스금리로 운용난을 겪는 GPIF의 단기자산 예금이 10조엔 이상으로 팽창하면서 이를 맡은 신탁은행이 마이너스금리 분을 전부 부담할 수 없게 됐다.
부담은 연 수십억 엔(약 수백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금리 시행 뒤에 시중 금융기관들로부터 받은 당좌예금에 마이너스금리를 적용해 수수료를 받아 생기는 현상이다.
금융기관들이 마이너스금리에 따른 수수료 부담이 커지자 거액을 예금한 GPIF 등 기관에도 수수료 형태로 전가하려는 것이다. 마이너스금리의 부작용이 거액 예금자에게 파급된 양상이다.
GPIF의 예금은 현재 미즈호 금융 그룹 산하 자산관리서비스신탁은행(TCSB)이 맡고 있다. 올 9월 말 시점 예금은 10조엔 이상으로 급증했다. 1년 전보다 7조 엔이나 늘어난 규모다.
GPIF는 임금인상에 연동하는 연금 급부를 확보하기 위해 1.7%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주요 운용 대상인 국채의 신규발행 10년물 수익률이 제로(0)에 가까워 투자하기 어렵다.
그래서 보유 국채의 상환 만기가 도래하면 예금하고 있다. 마이너스금리정책에 의해 신탁은행은 현재 일본은행에 예치한 준비예금의 법정액수를 초과한 일부에 대해 마이너스금리 연 0.1%에 따른 수수료를 내고 있다.
따라서 예금의 급증은 신탁은행의 부담 증가를 의미한다. 일본은행에 의하면 신탁은행 전체의 마이너스금리가 적용되는 예금은 7조엔으로, TCSB가 그 일정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연금 등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가 마이너스금리 분을 부담하는 사례는 이미 나오고 있다. GPIF는 그간 신탁은행으로부터의 부담 요청을 거절해왔지만, 한계에 달했다.
마이너스금리에 의한 운용난으로 일본 내 은행의 예금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은행이 거액 예금자에게 마이너스금리 분담을 요구할지를 놓고 논의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GPIF는 후생·국민연금 일부를 운용한다. 운용자산은 156조 엔으로 세계최대 기관투자가다. 자산의 반은 주식이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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